국내업체 현지생산 증가ㆍ中 소비 둔화
中 소형 상용차 국내시장 공략 탓
내수 판매 3년 만에 감소 우려
세계시장도 위축 전망 내우외환
한국 자동차 산업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중국으로 수출되는 우리 완성차는 급감하고 있는 반면 중국에서 수입되는 자동차는 점점 늘며, 중국과의 완성차 교역은 사상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내수 시장 판매량도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우려된다.
21일 산업연구원의 ‘자동차산업 대 중국 무역수지 적자 전환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완성 자동차(품목 분류체계 MTI 번호 741 기준)의 대 중국 무역 수지는 1~5월 17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4년 17억3,060만달러 흑자에서 지난해 8억7,070만 달러로 반토막이 나더니 올해는 아예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완성차가 중국과의 교역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는 무엇보다 수출이 감소한 탓이 크다. 2014년 17억9,550만 달러를 기록했던 우리 기업의 대 중국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47.6%가 감소한 9억4,010만 달러로 주저 앉았다. 올해는 1~5월 전년 동기 대비 93.7%나 폭락, 2,680만 달러에 그쳤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업체의 중국 현지 생산이 늘어난 데다가 중국 성장 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 중국 현지 자동차 업체의 성장까지 겹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현지 업체들의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2014년 38%에서 2015년 41%로 증가했다.
반면 중국 자동차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2007년 3,000만달러에 불과했던 중국산 완성차 수입액은 지난해 6,940만달러까지 커졌다. 올해도 1~5월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2,854만 달러를 기록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산 완성차는 골프장용 전동 카트와 1톤 안팎의 소형트럭, 소형버스, 트레일러 등이 많이 수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지난 20일 서울 양재동의 한 호텔에서 중국 사업 핵심 실무자 100여명이 모여 비상 대책 등을 논의한 것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더구나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은 3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이날 ‘2016년 하반기 경영환경 전망’보고서를 통해 국내 자동차의 올해 연간 판매량이 182만대로 지난해보다 0.5%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반기에는 개별소비세 인하(5%→3.5%) 연장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9% 증가한 93만대가 팔렸지만, 하반기에는 경기 침체와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여파로 지난해 대비 8.7% 감소한 89만대가 팔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가 내놓은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책으로 인한 판매 증가 효과도 정부 기대(10만대)에 훨씬 못 미치는 3만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여파 등으로 올해 2.3%의 저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브라질(-25.1%)과 러시아(-14.1%) 자동차 시장의 부진은 하반기에도 회복되기 힘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전통자동차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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