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의 기개를 지녔다고 알려진 능소화가 제철을 맞아 전남 구례군 화엄사 경내에 화사한 꽃을 피우고 있다. 예로부터 여염집에서는 함부로 키우지 못하고 궁궐, 사찰, 양반집 등에서만 볼 수 있어 양반꽃으로 불린 능소화는 시들어도 동백꽃과 같이 통꽃이 그대로 떨어져 꽃잎이 시들어 흩어지는 일반적인 꽃과 달리 목을 꺾어 그대로 떨어지는 모습이 비장한 선비들의 기개를 닮았다 하여 선비의 꽃으로 불리기도 했다.
한때 꽃가루가 갈고리 모양으로 눈에 들어가면 각막손상으로 심하면 실명한다는 속설과 독성이 있어 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국립수목원 연구 결과 꽃가루가 실명의 위험과 독성이 없는 걸로 확인되어 어느 정도 오해가 풀렸다.
그러나 능소화 꿀을 오래 두면 일부 세포에 독성이 나타나 오래된 꿀을 먹거나 피부에 바르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하니 조심은 해야 한다. 왕태석기자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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