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7월 21일
A.D 365년 7월 21일, 지중해의 한 가운데 있는 그리스 섬 크레타에 강진과 함께 쓰나미가발생, 그리스와 리비아 북부, 이집트, 사이프러스, 이탈리아 시실리, 스페인 등 지중해 나라들이 문헌으로 알려진 최초ㆍ최악의 재앙을 겪었다. 로마 사학자 아미아누스 마르셀리누스(Ammianus Marccellinus)는 그날 지진이 동틀녘에 “땅 전체가 떨듯이 흔들리는 징후와 함께” 들이 닥쳤다는 기록을 남겼다. 그 참사로 알렉산드리아에서만 5만 명 등 수십 만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훗날 과학자들이 탄소 방사선 연대측정 기술과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 기법으로 조사한 바 그날 지진은 리히터 규모 8.5에 이르는 강진이었다. 정확한 원리는 설명하기 힘들지만 지진에 따른 지각 변동으로 크래타 섬이 무려 9미터 가량 솟구쳤는데, 그 수치는 인류의 경험과 과학이 파악한 최대치였다. 지진에 이어 닥친 쓰나미는 지중해 남부와 동부 해안, 특히 리비아와 알렉산드리아, 이집트의 나일 델타지역을 초토화하다시피 했다고 한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 연구진은 2008년 3월, 크레타 섬 서쪽 해저에서 1303년 8월 8일에도 거대한 지진(규모 7.8 추정)과 쓰나미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근거로, 동지중해 단층에 의한 지각 운동이 특정 주기에 따라 향후 100년 내에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반도가 유라시아판이란 대륙 지각에 있다는 기존 학설을 뒤집고 남한판이라는 작은 판 위에 있다는 한국천문연구원 등 한ㆍ중 연구진의 조사 결과가 발표된 건 2013년 4월이었다. 연구진은 남한판이 북쪽의 아무르 판과 서쪽의 북중국판, 동쪽은 일본 서부지역에 맞닿아 움직이고 있으며, 단층 경계의 활성 단층에 의해 큰 규모의 지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5일 울산 지진(규모 5.0) 당시 정부는 예보는커녕 발생 18분이 지나서야 첫 ‘긴급재난문자’를 보냈다. 앞서 6월 23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신고리원자력발전소 5ㆍ6기의 신규 건설을 허가했다. 두 원전이 각각 2021년과 22년 건설되면 기존 고리원전을 포함, 세계적으로도 유래 없는 10기의 원전 대단지가 조성되는 셈이다.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에 따르면 원전 단지의 반경 30km 내에 부산과 울산 경남 인구 382만 명이 밀집해 있는 것도 한국만의 일이다. 최윤필기자 proos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