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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사장 선임 낙하산 논란 탓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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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사장 선임 낙하산 논란 탓 보류

입력
2016.07.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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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위 “의견조율 안 돼 결론 못내”

업계선 “與 녹취록 파문 여파에 윗선서 특정 후보 지지 철회”

후보군 확대 후 재논의 가능성

“산은 자회사 또 낙하산” 비판

대우건설 사장 선임이 또 다시 보류됐다. 정치권 인사를 배후로 한 낙하산 의혹이 갈수록 확대되자 강행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자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선임이 또 다시 낙하산 논란에 파행을 거듭하면서, “자회사 낙하산을 차단하겠다”던 불과 한달 전의 혁신안이 휴지조각이 됐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대우건설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본사 18층 회의실에서 신임 대우건설 사장 최종 후보를 확정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사추위원들은 이날 후보에 오른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과 조응수 전 대우건설 부사장에 대한 서류평가를 실시하고 최종 1인을 결정할 예정이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종 후보 선정을 위한 위원회를 개최했으나 위원들간 의견조율이 안 돼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조만간 사추위를 다시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5명의 사추위원 중 산업은행 측 사추위원 2명은 여전히 낙하산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박 전 사장을 밀었지만, 대우건설 측 사추위원 3명이 “만약 대우조선해양 전철을 밟게 되면 산은이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격렬히 반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이날 사장 인선 보류가 박 전 사장을 밀던 친박 인사가 낙하산 논란 부담에 특정후보 지지를 철회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업계 한 고위 인사는 “공천개입 녹취록 파문 등이 불거진 상태에서 낙하산 논란이 확대될 경우 그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본 것 같다”며 “윗선에서 없던 일로 하자는 전언이 내려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사추위는 당초 사장후보를 내부 임원(박영식 현 사장과 이훈복 대우건설 전무)으로만 결정했다가 별다른 이유도 없이 지난달 23일 외부인사를 포함하는 재공모 절차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주택협회 회장을 지낸 박 전 사장을 친박계 국회의원이 지지하고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대우건설 노조는 “산은과 정치권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해 사장 선임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일각에선 사추위가 1차 후보군이었던 5명(박 전 사장, 조 전 부사장, 강승구 전 푸르지오서비스 사장, 원일우 전 금호산업 사장, 박영식 현 사장)으로 다시 확대해 재논의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런저런 의견이 많아 조금 숙려기간을 갖자는 것”이라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은 아니고 마지막 후보 2명 중 최종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태에서 산업은행 자회사인 대우건설 사장 인선을 두고 낙하산 논란이 지속되는 것을 두고 비판이 비등하다. 특히 산업은행은 지난달 23일 “임직원의 자회사 재취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등의 혁신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측은 “외부인사의 선임까지 금지하겠다는 내용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대우건설 노조측은 “그러면 정치권 낙하산은 괜찮다는 말이냐”고 반발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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