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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락 하차 둘러싼 진실 공방

입력
2016.07.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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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부터 MBC 라디오 표준FM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를 진행하던 최양락이 지난 5월 청취자들에게 작별인사도 제대로 전하지 못한 채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MBC 제공
지난 2002년부터 MBC 라디오 표준FM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를 진행하던 최양락이 지난 5월 청취자들에게 작별인사도 제대로 전하지 못한 채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MBC 제공

방송인 최양락(55)이 지난 5월 MBC라디오 표준FM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를 떠난 것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양락이 마지막 인사도 없이 마이크를 내려 놓은 것을 두고 외압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인 가운데, MBC가 뒤늦게 “외압은 사실이 아니고 예우를 갖춰 개편으로 인한 프로그램 폐지를 알렸다”는 입장을 내 대립각을 세웠다. 최양락의 라디오 하차를 둘러싼 외압 의혹이 양측의 진실 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MBC 라디오국 관계자는 최양락이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를 떠난 이유를 두고 20일 “최양락씨가 잠적하고 연락을 끊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최양락은 지난 5월13일 방송에서 “다음 주 월요일(16일)에 돌아올게요”라고 클로징 멘트를 한 뒤 같은 달 16일부터 27일까지 라디오에서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MBC 측은 “최양락씨에게 프로그램 개편 사실을 통보한 다음 날부터 최양락 씨가 잠적해 제작진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며 “연락이 안 돼 당장 16일 방송이 펑크 날 상황이라 급하게 대타 DJ를 찾았고, 가수 박학기씨가 방송 두 시간 전에 임시 진행 제의를 받아줘 박씨가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양락 측이 “최양락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하차한 게 아니다”라며 “MBC 라디오국으로부터 일방적인 하차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난달 밝힌 입장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다.

MBC 측은 최양락의 갑작스런 하차로 인해 외압 의혹이 불거진 지난 6월 “최양락이 개인 사정으로 하차했다”는 입장을 낸 것에 대해선 “최씨 개인에 (논란의)화살이 돌아갈 까봐 개인사정으로 그만둔 것이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작진이 최씨에 대한 감사패도 만들어서 준비하고 있었다”며 “최씨가 마지막 인사는 하고 가실 거라 생각해 13일부터 27일까지 2주 가까이 계속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안 됐다”고도 했다.

MBC는 2002년부터 14년 동안 청취자의 관심 속에 전파를 탄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 폐지 관련 외압 의혹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뒤늦게 최양락 라디오 하차 관련 입장을 낸 이유에 대해선 “최양락의 아내인 팽현숙씨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전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하차 통보를 받았다’는 식으로 말해 더는 사실 왜곡이 되는 걸 지켜보고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양락이 연락 두절됐다”는 MBC 측의 주장 등에 대해 최양락 측의 입장을 들어보려 했으나 이날 “그 문제에 대해선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라디오 프로그램 하차로 인해 다시 구설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

MBC의 해명에도 최양락의 갑작스러운 하차와 ‘재미있는 라디오’ 폐지를 바라보는 네티즌의 시선은 곱지 않다. 청취율 등의 문제로 ‘재미있는 라디오’를 폐지하고 최양락 하차를 매끄럽게 마무리하지 못해 논란을 자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촌철살인의 정치 풍자로 인기를 누린 프로그램에서 풍자 코너를 없애 프로그램의 재미를 떨어 뜨려 놓고서 나온 대책치고는 미숙하기 이를 데 없다는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자유롭게 풍자를 못하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니, 슬프다. 여기가 북한인가?’(guns****), ‘재미있는 라디오’가 얼마나 인기프로였는데, 김미화씨가 오버랩!’(ther****), ‘최양락씨가 방송 하루 이틀도 아니고, 산전수전 다 겪은 연세에 고작 개편 때문에 방송 펑크 내고 잠적 했다는 걸 믿으라는 거냐? 참나’(sokc****) 등의 글이 올라왔다.

앞서 ‘재미있는 라디오’는 2013년 ‘MB님과 함께하는 대충 노래교실’ 코너에서 김재철 MBC 전 사장을 풍자하는 내용을 내보내 담당 PD가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으며 방송사에 미운 털이 박혔다는 소문이 방송가에 돌았다. ‘재미있는 라디오’는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의 성대모사로 세태를 풍자한 ‘3김 퀴즈’를 비롯해 ‘대충토론’ 등의 시사 풍자 코너로 인기를 누렸으나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시사풍자 코너를 점차 없애 일부 청취자들의 아쉬움을 샀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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