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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서청원 대타로 홍문종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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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서청원 대타로 홍문종 카드?

입력
2016.07.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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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ㆍ9전대 계파 후보로 추진

홍문종 “출마 51%, 불출마 49%”

나경원은 “불출마” 공식 선언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새누리당 친박계가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의 8ㆍ9 전당대회 출마가 물 건너가자 이번에는 홍문종 의원을 대표 주자로 내세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ㆍ13 총선 공천개입 녹취록 공개 파문으로 주류 친박계가 ‘계파 소멸’ 위기에 몰렸다는 평가까지 나오자 어떻게 해서든 당권만큼은 탈환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탓으로 풀이 된다. 하지만 일부 친박계 강경파를 제외한 다수 의원들은 ‘친박계 당권론’에 싸늘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친박계 핵심인 4선의 홍문종 의원은 20일 전대 출마와 관련해 “집이 어려우니까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출마 51%, 불출마 49%쯤”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박계) 조직적이라기보다는 가까운 의원들끼리 (출마) 얘기를 좀 했다. 무슨 결정이든 주말 전에는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친박계 일부 의원들은 전날 서청원 의원이 전대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자 긴급회동을 하고 홍 의원을 구원투수로 내세우기로 뜻을 모았다. 중립 성향의 범친박계 이주영 의원이나 원조 친박이었던 한선교 의원, 친박계 핵심 이정현 의원의 손을 들어줄 수도 있지만 강경 친박계가 이들에 대한 불신을 거두지 않고 있는 탓이다. 이 의원을 비롯한 친박계 당권 주자 3명은 현재 계파 청산을 주장하며 강경 친박계와 거리를 두고 있다.

전대 출마 검토 발언에도 불구하고 홍 의원이 친박계 단일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더 많다. 친박계가 이미 정치적 동력과 구심점을 모두 상실해 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0대 총선 참패의 주역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는 상황에서 최경환ㆍ윤상현 의원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핵심 3인방까지 녹취록 파문으로 발이 묶인 때문이다. 친박계 한 의원은 “최경환 의원이 나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았냐”며 “전대에 반드시 친박계 후보가 나서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온건 친박계를 중심으로 “친박계가 수적 우위를 차지하는 만큼 ‘캐스팅 보트’ 역할을 통해 친박계의 당내 영향력을 지켜내는 방법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만약 이번 전대에서 비주류가 당권을 가져간다면 당 대표와 원내대표 투톱이 모두 비주류로 채워지게 된다.

한편 비박계 주자로 당권 도전 가능성이 거론돼 온 나경원 의원은 이날 전대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나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 더욱 매진하겠다”며 “친박, 비박을 넘어선 건강한 개혁 세력의 탄생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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