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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 다투고 시대변화 놓친 종교는 결국 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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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 다투고 시대변화 놓친 종교는 결국 도태”

입력
2016.07.2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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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철 원광대 명예교수는 20일 “신종교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일부 부정적 면도 발견되지만, 민중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훌륭한 정신문화사상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김홍철 원광대 명예교수는 20일 “신종교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일부 부정적 면도 발견되지만, 민중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훌륭한 정신문화사상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동학 이후 국내에서 생긴 크고 작은 교단이 약 700개쯤 됩니다. 이 정신문화가 제대로 된 기록 없이 잊히는 것이 안타까웠죠.”

평생 한국의 ‘신종교’를 연구해 온 김홍철 원광대 명예교수가 ‘한국신종교대사전’을 펴냈다. 20일 서울 정동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교수는 “근현대 문화, 사상, 철학의 보고인 신종교의 역사와 주요 개념을 정리하고 싶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원불교 교무이기도 한 김 교수는 원광대 교수, 학대학장, 종교문제연구소장, 한국종교학회회장 등을 역임했다. 1967년 신종교 연구를 시작했으며, 1985년 당시 문광부의 지원으로 정부의 한국신종교실태조사에 참석해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사전은 1860년 동학 창도 이후 150년간 생긴 신종교 교단, 교주, 주요 인물, 주요 개념, 주요 사건, 주요 도서 등을 2,300여개 표제어로 정리했다. 언급된 전체교단은 900여 곳, 자세히 표제어로 다룬 교단은 500군데, 표제인물은 570여명이다. 가급적 전체 실태를 기록하려다 보니, 소위 이단으로 평가 받는 교단 관련사항도 상당수 포함됐다.

김 교수는 “소위 이단 중엔 문제를 일으킨 곳도 있지만, 일제강점기를 넘어서면서 상당수 민족종교도 쉽게 사이비로 분류됐고 그리스도교가 사회지배층에 빠르게 흡수되며 이 경향이 계속 강화됐다”며 “옳고 그름을 평가하기보단 우선 그 교단 스스로가 주장하는 바에 대해 기록을 해두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구에서 발견된 주요 신종교들의 중심 사상은 통합, 민족, 인간중심, 사회개혁 등”이었다며 “결국 도태되고 만 신종교들은 하나같이 교권 다툼을 벌이거나, 사회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이미 소논문 수준으로 다룬 표제어도 적지 않지만, 향후 개별적인 조사 연구의 여지가 많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방대한 양의 조사와 기록을 홀로 하다 보니 실수가 있을까 걱정도 되지만 이 사전이 신종교의 실태, 한국의 민중운동사, 민족사상사를 연구하는 후학들에게 많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기록이 됐으면 합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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