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생보사로 검사 확대도 예고
금융감독원이 생명보험사들의 자살보험금 미지급과 관련, 3주 동안 진행키로 했던 교보ㆍ삼성생명에 대한 검사를 최소 1~2주 가량 연장하기로 했다. 피검기관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혀온 금감원이 최근 검사를 연장한 사례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연장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그만큼 자살보험금 미지급에 대한 금융당국의 ‘철퇴’ 의지가 강력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9일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검사가 진행 중인 교보ㆍ삼성생명에 대해 검사 종료 시점을 연장하기로 했다”며 “언제 검사가 끝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직 연장 기간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금감원은 최소 1~2주 가량은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두 생보사에 대한 현장검사에 들어갔으며 3주째인 지난 주말 검사가 종료될 예정이었다.
지난 5월 대법원이 “자살에 대해서도 약관대로 (일반사망보험금보다 많은)재해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판결을 내린 직후 금감원은 생보사들에게 “소멸시효(2년)와 무관하게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삼성ㆍ교보생명 등 생보사들은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에 대해서는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려보겠다며 버텼고, 이에 금감원은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이례적인 현장검사 연장은 ‘소멸시효’를 이유로 소비자 신뢰를 저버린 생보사들에 대한 금감원의 강력한 징계를 예고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검사에서 금감원은 문제가 됐던 특약 상 자살의 재해사망을 보장하는 보험계약뿐 아니라 주계약에서 재해사망을 보장하는 보험계약까지 집중적으로 검사하고 있다. 주계약까지 포함할 경우 보험금 미지급 건수와 규모는 더욱 늘어나 생보사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금감원은 소멸시효가 경과하기까지 생보사들이 제대로 된 고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다른 생보사에 대한 검사 확대도 예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다른 생보사들에 대해서도 확인할 내용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화ㆍ알리안츠ㆍKDB생명 등이 후속 검사 대상으로 꼽힌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