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공서열 호봉제 비중 줄이고
성과 반영 업적금 10% 적용
명장 육성 교육 체계도 개편
SK하이닉스 노사가 생산직 근로자에 대해 연공서열에 따른 호봉제 비중을 줄이고, 직무와 업무 성과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새로운 임금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노동조합이 있는 대기업 중 생산직 직원에게 성과급제를 도입한 것은 LG이노텍에 이어 두 번째다.
SK하이닉스는 19일 “저성장, 고령화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구성원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했다”며 새 임금 체계 도입 계획을 밝혔다. SK하이닉스의 기존 임금체계는 기본급, 수당, 상여금으로 구성된다. 근무 연차에 따라 기본급이 자동으로 오르면 수당과 상여금도 이에 비례해 많아지는 호봉제였다. 따라서 직원 개인의 역량보다는 연차가 임금 수준을 결정했다.
새 임금체계는 직무급, 경력급, 업적급으로 구성된다. 기존 체계에서 임금 수준을 좌우했던 경력급은 비중이 30%로 줄었고, 대신 업무의 난이도ㆍ위험도에 따라 달라지는 직무급 비중이 60%나 된다. 성과를 반영한 업적급도 10% 적용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호봉제를 폐지한 것은 아니고 일종의 과도기적 단계”라며 “업무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는 올해 말까지 개발해 측정 결과를 내년 급여부터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반도체 ‘명장’을 육성하기 위해 인사ㆍ교육체계도 개편했다. 우선 생산직 직위를 8단계에서 5단계로 줄였다. 직위별 근무기간을 조정하고 이 기간 안에 기술 역량을 충분히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공정별 핵심기술에 대해 수시로 학습이 가능한 600여개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온ㆍ오프라인 통합 기술 역량 강화 시스템’도 가동하기로 했다.
아울러 높은 기술 역량으로 회사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한 직원을 선발하는 ‘SK하이닉스 기술명장제’를 도입한다. 명장으로 선발된 직원들은 별도의 자격 수당을 받으며 전문기술 전수 활동을 하게 된다.
앞서 지난달 LG 계열사인 LG이노텍은 생산직에 대한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급제를 도입하기로 노사가 합의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해부터 생산직 임금체계 개편을 논의하는 등 성과급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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