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고발 등 잇따라
禹 수석도 “명예훼손” 고소
민정수석 소환 부담 느낄 듯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19일 우 수석과 넥슨의 ‘1,300억원대 부동산 매매 의혹’을 보도한 조선일보에 대해 우 수석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에 배당했다. 형사1부는 명예훼손 사건 전담부서로 진경준(49ㆍ구속) 검사장의 비리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특임검사팀과는 별개로 수사를 진행하게 된다. 또 우 수석은 이날 수임계 없이 정운호(51ㆍ구속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사건을 맡고, 사건에 연루된 법조브로커 이민희(57ㆍ구속기소)씨와 어울렸다는 의혹을 제기한 경향신문 보도에 대해서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와 별도로 조선일보와 경향신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명예훼손 사건은 보도된 내용이 사실인지, 허위라 하더라도 충분한 확인과정을 거쳐 사실로 믿을 만한 이유가 있었는지를 따지기 때문에 이를 통해 사실관계가 윤곽을 드러낼 수 있다. 형사1부는 그러나 진 검사장이 개입됐다는 단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부동산 매매와 관련한 기초 사실 및 언론 보도 경위 등을 조사한다는 방침이어서, ‘진 검사장의 개입으로 우 수석이 부동산 처분의 이득을 봤느냐’는 핵심 의혹이 규명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명예훼손 사건 수사로 제기된 의혹을 규명하는 데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 검사장이 연루된 단서가 나온다면 특임검사팀이 함께 맡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이날 오전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우 수석과 황교안(59) 국무총리, 김정주(48) NXC(넥슨 지주회사) 회장, 서민(45) 넥슨코리아 사장 등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도 조만간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센터는 언론이 제기한 의혹을 기초로 우 수석과 황 총리가 넥슨으로부터 뇌물 성격의 주식을 받은 진 검사장을 승진할 수 있게끔 부실 검증을 하는 등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직권남용 혐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 수석이 다수 사건에서 고소인 내지 피고발인 신분이 됨에 따라 조만간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직 민정수석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어서 검찰은 적지 않은 부담을 지게 됐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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