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수학자 파스칼의 이론을 적용해 매트리스를 개발했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100억원대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부장 주용완)는 사기 등의 혐의로 매트리스 업체 P사 대표 최모(60)씨 등 고위 임원 9명을 구속기소하고, 18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 강남 등에 사무실을 열고 퇴직자, 가정주부 등을 상대로 “특허 받은 매트리스 사업에 투자하면 원금 2배 이상 수익을 보장한다”고 꼬드겨 2,000여명으로부터 1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 등은 “파스칼의 원리를 적용한 매트리스를 개발해 특허를 인정 받았다” “홈쇼핑 등 여러 판매 업체와 계약이 돼 있다” “면세점을 통해 해외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는 식으로 피해자들에게 선전했다. 또 P사 전신인 E사가 보유했던 매트리스 관련 특허 등록료를 내지 않아 2014년 7월 특허가 소멸된 사실도 숨겼다. 검찰 조사 결과 P사는 자체 생산라인은 물론, 판매계약을 맺은 업체도 수익도 거의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 일당은 이런 사실을 숨기고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빠르게 늘려갔다. 이들은 “투자금을 내면 특약점과 대리점을 내주거나 지사장, 본부장을 시켜주겠다”고 피해자들을 꾀어 투자금 일부를 가로챘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불과 7개월 동안 2,180차례나 투자금을 거둬들였다”며 “퇴직자와 가정주부가 대다수인 피해자들이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까지 투자했다가 사기를 당했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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