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에 “서청원 지역구 빠져라”
4ㆍ13 총선 전 통화 녹취록 공개돼
김용태 “검찰 수사 의뢰 추진해야”
친박 핵심인 최경환ㆍ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4ㆍ13 총선 공천 과정에서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의 지역구(경기 화성갑)에 출마한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 변경을 종용하는 등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비박계 당권주자들이 “친박계 공천 전횡이 드러났다”며 문제를 삼고 있어 파장이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18일 TV조선은 총선을 앞둔 지난 1월 말 최 의원이 서 의원의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해 나눈 대화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최 의원은 김 전 의원에게 “사람이 세상을 무리하게 살면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며 지역구 변경을 요구했다. 이어 “자꾸 붙을라고 하고 음해하고 그러면 ○○○도 가만 못 있지”라며 “감이 그렇게 떨어지면 어떻게 정치를 하느냐”고도 했다.
최 의원은 김 전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 확실하냐’고 묻자, “그럼, 그럼, 그럼, 그럼”이라며 “옆 (지역구)에 보내려고 하는 건 우리가 그렇게 도와주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TV조선은 최 의원의 통화에 앞서 윤상현 의원이 김 전 의원과 나눈 통화 내용도 보도했다. 녹취파일에서 윤 의원은 “(그 지역에서) 빠져야 된다. 내가 대통령 뜻이 어딘지 안다. 거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친박 핵심 인사들을 거명하며 지역구를 바꿔 출마하면 사실상 공천을 보장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경선하라고 해도 우리가 다 만든다”며 “친박 브랜드로 ‘친박이다. 대통령 사람이다’ 서청원ㆍ최경환 (의원)ㆍ현기환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 막 완전 (친박) 핵심들 아니냐”고 말했다.
협박으로 들릴 법한 대목도 있다. 윤 의원은 “아이○”라는 비속어와 함께 “형(김 전의원)이 안 하면 사달이 난다. 형 내가 별의별 것 다 가지고 있다니까, 형에 대해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김 전 의원은 이들의 요구대로 출마지를 신설된 경기 화성병으로 옮겼으나 경선 과정에서 탈락했다.
이날 공개된 대화 내용은 친박 핵심부의 총선 개입을 시사할 뿐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까지 언급됐다는 점에서 여권을 뒤흔들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 당권주자들은 반발했다. 김용태 의원은 “당 혁신 비대위가 진상조사에 착수하거나, 필요하다면 검찰 수사 의뢰도 추진해야 한다”, 정병국 의원은 “당과 선거관리위원회가 진상조사에 나서야 하고, 핵심 친박계 의원들은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우리끼리 싸우지 말고 상생할 수 있는 곳에 가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통화가 되지 않았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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