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세 100억 탕감” 수사 촉구
“진경준 승진에 모종 역할” 공세
與는 신속, 투명한 조사 강조
金 법무 “陳 사건 참담” 사죄
18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가 진경준 검사장의 소개로 강남역 인근 부동산을 넥슨코리아에 매각했다는 의혹이 최대 이슈였다. 야당은 추가 의혹을 제기하며 특검 또는 검찰 수사 필요성을 제기했고, 여당도 우 수석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라도 조속한 사실관계 확인은 필요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야당은 법조계 선후배인 우 수석과 진 검사장의 관계를 파고들었다. 특히 진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으로서 한진그룹 사건을 내사 종결했을 때와 검사장으로 승진했을 때 우 수석이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 수석과 진 검사장은 (진 검사장이) 넥슨재팬 주식을 매입한 2005~2006년 법무부 검찰국에 같이 근무했고, 서울중앙지검 금조2부장을 앞뒤로 했고, 부천지청장을 앞뒤로 했다”면서 우 수석이 진 검사장의 인사검증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박범계 더민주 의원은 문제의 토지에 대해 “1,326억원으로 치면, 얼추 계산해도 가산세가 대략 100억원”이라며 “우 수석 해명은 중개수수료를 10억원 정도 줬다는 것이지만, 100억원 가까운 가산세를 탕감하도록 해준 것이 넥슨”이라고 수사를 촉구했다.
여당도 관련 의혹을 빨리 밝혀야 한다는 데는 동의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우 수석이 억울할 수도 있다”며 “그런데 여당이라 해서 한쪽 편만 들 수 없는 상황이다. 우 수석 본인을 위해서도 사실관계 확인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민정수석 처가와 넥슨 부동산 관련 의혹제기가 있었다”라며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서도 특검이 발동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철저하고 신속ㆍ투명한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검사장 비리에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정성호 더민주 의원은 “경천동지할 일이다. 이번 사건은 질적으로 차원이 다르다”고 지적했고, 같은 당 이춘석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 사과하고 검찰총장이 사과하면 해결될 수 있다고 판단하느냐”고 따졌다.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도 “권력을 독점하면 부패의 민낯이 드러난다”며 사법개혁추진소위원회를 만들어 검찰의 기소독점주의 등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진 검사장 사건에는 재차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정권 실세인 우 수석 의혹은 송사 과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법무부 간부의 금품비리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커다란 충격과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한없이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며, 어떤 말씀을 드려도 부족하리라 생각한다.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킨 점에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우 수석 의혹에 대해서는 “관련 당사자가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적 대응 과정에서 사안의 진상이 상당 부분 밝혀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