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벌였던 두산그룹의 2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두산그룹의 지주회사인 ㈜두산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4조2,514억원, 영업이익 3,063억원, 당기순이익 1,812억원을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3.2%, 당기순이익은 767% 증가한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 두산건설 등 계열사 전체를 자회사로 거느린 ㈜두산의 실적은 그룹 전체 실적을 반영한다.
지난 3월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른 박정원 회장의 취임 후 첫 실적이 기대 이상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두산그룹은 올해 하반기 안정적으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 회복세가 가속화했고, 전자부품과 연료전지 등 ㈜두산의 자체 사업도 고르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2분기 영업이익은 1,73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6.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중국 시장에서 굴삭기 등의 판매량 증가, 자회사인 두산 밥캣의 매출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지난해 혹독한 인력 감축 작업을 벌였던 두산인프라코어는 알짜 사업부인 공작기계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몸집을 줄인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인건비, 고정비, 구매가 절감을 통해 얻은 영업이익만 2,26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건설도 이날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3,113억5,000만원, 영업이익은 515.6% 증가한 103억1,0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다만 두산중공업의 자체 실적은 악화됐다. 매출액은 1조4,880억원으로 작년 2분기와 비교해 11.2%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725억원으로 22.8% 감소했다.
실적 개선과 함께 두산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왔다는 평가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2014년부터 KFC를 시작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 사업부, 방산업체 두산DST(현 한화디펜스) 등을 매각해 확보한 현금만 3조원이 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올해 말 예정된 두산 밥캣의 상장이 마무리되면 지난해 말 기준 11조원이었던 차입금 규모가 8조원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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