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ㆍ고속도로 60㎞ 왕복
연비 보니 완충 땐 190㎞ 주행
차로유지보조 등 신기술 적용
보조금 보태면 1800만원선
현대자동차의 두 번째 양산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판매가 본격화하면서 상반기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부진을 씻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동 서울마리나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 시승회를 열었다. 시승은 서울마리나에서 강동구 태권브이센터까지 서울을 동서로 가르는 왕복 60㎞ 구간에서 진행됐다. 고속도로와 복잡한 도심이 섞여 있고 교통 상황은 출퇴근 시와 유사했다. 이 날 시승자 대부분 킬로와트(㎾h)당 6.5~7.5㎞의 평균 연비를 기록했다. 배터리 용량이 28㎾h인 점을 고려하면, 완충 시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주행 가능 거리는 190㎞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도심 속 자동차의 일평균 주행 거리가 37.6km임을 감안하면 충전 한번으로 근무일인 평일 기준으로 5일 동안 운전할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주행 중에는 스크린을 통해 배터리 잔량ㆍ주행 가능 거리ㆍ인근 충전소와의 거리 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소음과 안정성은 인상적이었다. 구리방향 강변북로에서 무리 없이 시속 120㎞까지 가속했지만 전기차답게 조용했다. 차로유지보조장치(LKAS)는 수시로 알람을 알리면서 안전성도 높였다. 현대차는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버튼만 누르면 원격 주차 가능한 기술도 개발했다. 아직 양산차에 적용할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능형차간거리제어장치(ASCC), 긴급제동보조장치(AEB) 등 자율주행 기술과 함께 초보 운전자들의 환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친환경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반격 카드다. 지난 1월 출시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5,204대의 판매량으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3개월 늦게 나온 기아차 소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8,366대)보다 적게 팔렸다. 지난 2월 1,311대로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이후, 시간이 갈수록 인기가 시들해져 지난달 판매량은 630대에 그쳤다.
현대차는 전기차 인프라 확충을 통해 대기 수요를 끌어온다는 전략이다. 현재 전기차 시장은 향후 출시될 주행거리가 긴 모델과 충전기 부족 등으로 판매가 더딘 상황이다. 260여기의 급속충전기를 설치한 현대차는 향후 서비스 거점을 중심으로 충전기도 더욱 늘려갈 계획이다. 여기에 아이오닉 일렉트릭 출고 고객에게 홈충전기 컨설팅과 직접 찾아가는 이동식 충전 서비스도 시행한다. 때마침 늘어난 정부 보조금(1,400만원)으로 지자체 보조금(300만~800만원)과 합하면 1,800만원대(판매가 4,000만~4,30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사전계약 건수가 1,000대에 달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며 “충전 인프라를 갖춰 전기차 운행의 즐거움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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