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반대 모임 나가이 씨
“일본의 사드 미사일은 바다를 향해 있기 때문에 그나마 위험수준이 약하다. 더구나 한국에는 공격무기까지 세트로 들어간다고 하는데 환경문제도 문제지만 적국의 공격목표가 되지 않겠나.”
14일 만난 시민단체 ‘미군기지건설을 위협하는 우카와지구 유지모임’의 나가이 도모아키(永井友昭ㆍ59) 사무국장은 미군기지건설 반대운동을 이끄는 일본의 주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일본 사드 레이더 기지 주변의 주민 240명의 건강을 걱정하면서도 한국의 사드배치를 더 걱정하는 건 아이러니였다. 그는 인터뷰 내내 “기지가 들어서고 나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우리의 실책과 교훈을 전하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_가장 큰 피해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소음도가 80~90데시벨(㏈)이었는데 지속적인 항의 끝에 부대 내 소음기를 설치해서 지금은 60데시벨 후반대가 됐다. 70데시벨은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게 되는 수준이다. 한적한 시골마을에선 엄청나게 시끄러워진 것이다. 잠 못자는 주민들이 많다.”
_간사이(關西)전력 측에서 소음을 줄이기 위해 직접 전력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들었다.
“레이더 돌리는 발전기 소리 때문에 피해가 크다는 민원을 끊임없이 전달했다. 우여곡절 끝에 당국이 직접 전력을 끌어다 공급하겠다 했지만 이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전력공급을 위한 고압선이 결국은 마을을 지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그로 인해 고압전력의 전자파 문제가 새로 우리의 삶을 짓밟은 문제는 또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2019년 완성 목표로 진행되는 고압선 건설을 우리가 반대하는 이유다.”
_전자파는 어느 정도 심각한가.
“전자파로 속이 울렁거린다는 사람들은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무도 모르고 있다. 소음과 달리 측정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고 한다. 물론 미군과 당국은 알 것이다. 공개를 요구해도 군사기밀이라고 말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다. ”
_미군 관계자들이 마을에 들어와서 발생하는 문제는 없나.
“당초에는 미군과 군속, 레이더기술자가 특정지역에서 집단생활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다. 분명한 약속위반이다. 그러다 보니 미군기지 사람들과 관련된 교통사고가 27건이나 발생했다. 물론 미군 쪽이 피해자인 사고도 있었지만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레이저기술자들이 있어 주민들이 분노한 적도 있다.”
_환경오염 문제도 있나.
“미군 레이더기지 안에서 사용하는 각종 폐수를 아직 방출하지 않고 모아둔다고 설명하고 있다. 배수를 하지 않고 어딘가에 저장해 놓고 있다는데 실제론 어디에 몰래 버리는지 알 수가 없다. 또 경유 8만리터가 들어가는 큰 탱크를 이용해 6개의 발전기를 돌리기 때문에 분진으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_한국에서도 사드 배치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관련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레이더에 의한 피해가 없다고 당국은 말하지만 우리는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고 느끼고 있다. 위험여부가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것 아니냐.”
교가미사키=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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