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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번엔 '사드' 보도지침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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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번엔 '사드' 보도지침 의혹

입력
2016.07.1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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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KBS 아침뉴스에서 방송된 김진수 해설위원의 해설 장면. 방송화면 캡처
지난 11일 KBS 아침뉴스에서 방송된 김진수 해설위원의 해설 장면. 방송화면 캡처

2014년 이정현(새누리당 의원)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의 KBS 보도개입 파장이 여전한 가운데 KBS 경영진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도개입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본부)는 “고대영 사장이 지난 11일 임원회의에서 사드 관련 뉴스 해설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튿날 국장단 회의 이후 해설국장과 보도본부장이 2명의 해설위원들에게 이를 전달하며 주의와 인사 조치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KBS본부에 따르면 고 사장은 지난 11일 임원회의에서 이날 아침뉴스에 방송된 ‘사드 배치 결정, 과제는?’이란 제목의 해설에 불만을 표시하며 “중국 관영 매체의 주장과 다름 없다” “안보에 있어선 다른 목소리가 있어서는 안 된다” “KBS 뉴스의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인 12일 해설국장이 이를 해당 해설위원과 함께 지난 2월 11일자 ‘국가이익이 최우선’이란 제목의 해설을 한 해설위원에게도 전달하며 주의를 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보도본부장은 주의를 받은 해설위원들을 불러 “수원 연수원 등으로 인사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해당 해설위원 중 한 명은 15일 방송문화연구소로 인사발령을 받았다.

KBS본부는 “두 해설을 보면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과 향후 한반도를 둘러싼 역할구도를 자세히 전했거나 (7월 11일자) 사드 배치 시 대중 관계 악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 등을 언급하며 정부의 신중한 결정을 촉구했을 뿐(2월 11일자)”이라고 주장했다.

해설위원들에 대한 주의가 있은 뒤 15일자 해설에는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가 최선을 다해 주민들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일” “주민 설득에 앞장서야 할 새누리당 의원들이 집단으로 성명서를 낸 것은 집권 여당답지 못한 일” “국론이 분열되는 것은 북한 핵보다 더 무서운 일” 등 정부 방향을 지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날 해설을 담당한 임인수 객원해설위원은 호국보훈협회 대표를 맡고 있다.

KBS본부는 “사장이 특정 뉴스와 해설에 시시콜콜 시비를 건다는 것 자체가 보도의 독립성 침해이자 방송법 위반 행위임을 길(환영) 전 사장 해임 사태 때 온몸으로 체득했다”며 “이번 사드 해설에 대한 간섭과 통제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면 고 사장은 더 이상 공영방송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고대영 KBS 사장. KBS 제공
고대영 KBS 사장. KBS 제공

KBS본부의 주장에 김석호 해설국장은 이날 “노조의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며 “사드 관련 뉴스 해설에 대해 고 사장이 불만을 제기했다는 내용은 국장단 회의에서 언급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지난 2월 사드 관련 해설을 언급한 것은 사드 문제에 대한 고민과 깊이 있고 신중한 해설이 필요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해설국장인 제가 해설위원실 회의 때 별도로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BS는 ‘이정현 녹취록’에 대한 KBS보도국의 침묵을 비판한 정연욱 KBS 보도본부 경인방송센터 기자를 이날 제주방송총국으로 발령 내 논란이다.

정 기자는 지난 13일 기자협회보에 ‘침묵에 휩싸인 KBS, 보도국엔 ‘정상화’ 망령’이란 제목의 특별기고를 통해 “저널리즘의 상식에 입각한 문제 제기 조차 정치적인 진영 논리에 희생되고 있는 현실. 이 모든 것을 초래한 장본인은 지금 KBS보도국을 이끌고 있는 간부들, 최초로 경계선을 그은 기자들”이라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정 기자의 발령에 대해 “아무런 통보도 없이 보복성 인사가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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