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하면 비가 오고’(The day after you wash your car it will rain.) ‘쉬는 날엔 아프고’(You will get sick on your day off.) ‘쇼핑을 하고 나면 세일을 한다’(After you’ve bought it, it will be on sale.) 이들은 모두 ‘머피의 법칙’(Murphy’s Law)이다.
‘괜찮은 이성은 모두 임자가 있더라’(All the good ones are taken.) ‘착한 사람이 일찍 죽는다’(The good ones die first.)는 표현들도 머피의 법칙과 연결된다. 1949년 미국 공군 대위였던 ‘머피’는 조종사가 중력의 한계를 얼마만큼 견딜 수 있는지 실험했다. 그런데 사소한 오류가 생겨 성공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로 보일 수 있지만 사소한 실수였을 뿐이다. 특별히 재수가 없었다거나 확률적으로 이상한 것도 아니었다.
그 뒤 사람들은 ‘일련의 불운’이 이어진다고 느낄 때 ‘머피의 법칙’이라는 표현을 썼다. 영국에서는 ‘Sod’s Law’라고 부르는데 의미는 똑같다. 연애 관계에서 ‘Nice guys finish last’나 ‘Nice girls finish last’라는 말이 유행하게 된 배경에 이 법칙이 존재한다. 착한 사람들에겐 이상하게도 연애 운이 따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미소를 지으면 세상도 당신에게 미소를 던진다’(Smile, and the world will smile with you)는 격언이 있지만 머피의 법칙에서는 이를 비꼬아 ‘Smile, tomorrow will be worse’(미소 지어라, 내일은 더 나빠져 미소도 지을 수 없을지 모르기 때문에)처럼 말한다. 어쩌다 빵을 떨어뜨렸는데 하필 버터를 바른 쪽이 땅에 닿는(A dropped piece of bread will always land butter side down) 애석한 상황도 ‘머피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반대로 행운도 있다. 약속 시간에 늦을까 노심초사했는데 도착해보니 상대가 그날 따라 더 늦는다는 걸 알게 되면, 일상 속 행운으로 여겨질 것이다. 예상치 못하게 일이 술술 풀리는 것을 Sally’s Law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 말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오히려 비영어권 사람들이 꽤 사용한다. 지각할 것 같아 서둘러 버스를 탔는데 그날따라 버스가 유난히 느리게 가는 등의 안타까운 경우(If you’re running late the bus will be too)가 행운의 날보다 더 많기 때문일까.
실제로 Murphy’s law가 더 많이 인용되고 관련 표현도 수천 가지나 된다. ‘가는 날이 장날’도 알고 보면 우연한 결과가 불운이었다는 것인데 이는 영어로 ‘Just a coincidence’나 ‘As luck would have it ~’와 같이 평범하게 표현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법칙들은 통계로 증명할 수는 없다고 한다. 통계학자나 과학자들이 머피의 법칙을 다양하게 실험했지만 물리나 화학의 ‘법칙’(rule, law)과 아무 연관도 없었다. 그래도 재미 삼아 ‘Murphy’s Law’을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표현으로 쓰는 것은 문제 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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