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로열 트룬 골프클럽(파71ㆍ7,064야드)에서 열린 디 오픈 1라운드 18번홀. 필 미켈슨(46ㆍ19위)이 시도한 5m 거리의 퍼트가 홀 가장자리를 돌아 빗겨나갔다. 미켈슨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탄식과 함께 얼굴을 감싸 안았고 그의 캐디 짐 매케이는 그린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퍼트가 성공했다면 미켈슨은 9언더파 62타를 적어내 역대 메이저 대회 18홀 최소타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그러나 미켈슨은 야속하게 빗겨나간 18번홀 버디 퍼트 실패로 최소타 타이 기록에 만족해야 했다. 24년째 미켈슨과 호흡을 맞추며 메이저 대회 5승을 합작한 매케이는 미켈슨만큼 대기록 달성 실패를 안타까워했다. 미켈슨은 경기가 끝난 후 “18번홀 버디 퍼트가 안 들어가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미켈슨은 메이저대회 중 최고(最古)의 전통을 자랑하는 145회 디 오픈 골프대회에서 첫날 단독선두로 뛰쳐나갔다. 미켈슨의 노련미가 돋보였다.
미켈슨은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뽑아내는 맹타를 휘두르며 8언더파 63타를 기록, 마르틴 카이머(32ㆍ독일)와 패트릭 리드(26ㆍ미국)를 3타차로 따돌리고 단독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미켈슨의 기록은 트룬 골프클럽의 코스레코드이며 메이저대회 최소타 타이다. 메이저 대회에서 63타를 친 26번째 선수가 된 미켈슨은 “믿기지 않는 라운드였다. 내 생애 최고의 경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켈슨은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순항했다. 10번홀(파4)과 14번홀(파3)에서 한 타씩을 줄인 미켈슨은 16번홀(파5)과 17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잡아 메이저대회 최소타 기록을 눈앞에 뒀다. 미켈슨은 18번홀(파4)에서 6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홀 5m에 떨어뜨린 뒤 버디를 노렸다. 하지만 신기록을 향한 볼은 홀을 살짝 훑고 지나가 미켈슨은 입맛을 다셨다.
2013년 이 대회 챔피언 미켈슨은 그러나 이날 단독 선두로 최근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부진을 일시에 만회할 기회를 잡았다.
한국남자골프의 영건 이수민(23ㆍCJ오쇼핑)도 첫날을 기분 좋게 마쳤다. 이수민은 1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12위에 올랐다. 한국남자 올림픽 대표팀의 안병훈(25ㆍCJ그룹)은 이글 1개, 버디 3개,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적어내 김경태(30ㆍ신한금융그룹)와 함께 공동 35위에 자리했다.
세계랭킹 4위이자 2014년 우승자 로리 매킬로이(27ㆍ북아일랜드)는 2언더파 69타, 공동 22위로 1라운드를 마쳤고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29ㆍ호주)는 2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94위로 떨어졌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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