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자금 차용을 미끼로 지인들을 꾀어 10억원대 사기를 친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주변 지인들로부터 3년간 142회에 걸쳐 13억9,00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오모(52ㆍ여)씨를 구속하고 남편 정모(56)씨를 불기소 처분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실혼 관계에 있는 이들은 지난 2013년 7월부터 지인 소개로 알게 된 A(70ㆍ여)씨와 B(48ㆍ여)씨에게 접근해 서울 종로 세운상가에서 전자부품 사업을 하는데 자금이 부족하다고 속여 각각 12억9,000만원과 1억원씩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오씨 등은 한번에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까지 돈을 빌린 뒤 매월 2.5%의 이자를 지급해 피해자들을 안심시키면서 원금 상환을 미루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오씨 부부는 범행을 눈치 챈 피해자들이 올해 3월 사기혐의로 경찰에 고소하자 일본으로 도주했다가 최근 귀국 첩보를 입수한 경찰에 의해 이달 8일 경기 일산에서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부인 오씨는 사기 등 전과 9범으로 실제 전자부품 사업은 하지 않았고, 옷 장사를 하다 사업이 망해 돈이 궁해지자 범행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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