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외주제작사들 "설 자리 빼앗는다"... KBS 제작 자회사 설립 반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외주제작사들 "설 자리 빼앗는다"... KBS 제작 자회사 설립 반발

입력
2016.07.15 16:28
0 0
송규학(왼쪽) 한국독립PD협회장과 안인배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KBS 콘텐츠 제작사 ‘몬스터 유니온’ 설립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송규학(왼쪽) 한국독립PD협회장과 안인배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KBS 콘텐츠 제작사 ‘몬스터 유니온’ 설립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KBS가 드라마ㆍ예능 콘텐츠 전문 제작사 설립에 나서자 외주제작사들이 강력 반발에 나섰다. 상생을 모색해야 할 공영방송이 외주제작사들의 설 자리를 뺏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국내 외주 제작사들의 모임인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와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 한국독립PD협회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돈벌이에 혈안이 돼 공영방송의 책임을 저버리고 있다”며 KBS의 드라마ㆍ예능 콘텐츠 전문 제작사 몬스터 유니온 설립을 강하게 비판했다. KBS는 한류 콘텐츠를 직접 기획 및 제작해 ‘제2의 태양의 후예’를 만든다는 목표로 몬스터 유니온을 내달 출범시킨다.

외주제작사들은 몬스터 유니온이 협소한 외주제작 시장을 전멸시키고 나아가 방송영상산업 생태계를 망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올해 초 방송법 개정으로 방송사의 외주제작 프로그램 의무편설 비율은 기존 40%에도 35%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특수관계자 제작 프로그램 편성비율 제한 조항까지 삭제되면서 방송사들은 자회사에 일감 몰아주기가 가능해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KBS가 민영방송과 다를 바 없는 길을 걷는 이상 국민의 수신료도 포기해야 한다”는 격렬한 비판도 나왔다.

안인배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장은 “국내에 드라마와 예능 및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사가 130여 개”라며 “KBS가 자회사를 만들어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겠다고 하면 안 그래도 손바닥만한 (외주제작사의)설 자리는 아예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토로했다.

송규학 한국독립PD협회장도 “수신료를 받아 운영하면서 시청률 잘 나오는 프로그램에만 인력과 자본을 투자하겠다는 것이 KBS의 발상”이라며 “최근 교양프로그램이 더 축소된 상황에서 공영성을 더 강조해도 모자랄 판에 어떻게든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외주제작사들은 방송사로부터 저작권과 수익을 정당하게 배분 받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협회장은 “영국은 제작사의 저작권을 인정하는 법 개정을 통해 다수의 거대 제작사들이 성장할 수 있었고 미국과 함께 세계 방송산업 규모 1~2위를 다투게 됐다”며 “저작권을 100% 독점하는 방송사의 불공정 관행으로 국내 제작사는 단순 하청업체로 전락해 늘 도산할 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만드는 제작사가 저작권을 가져야 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질 좋은 후속 콘텐츠 개발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직간접 경제효과가 1조원에 육박 하다고 알려진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경우 중국에서 대규모 투자 유치 후 제작사가 저작권을 KBS와 공동 소유한 덕분에 해외에서 부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몬스터 유니온이 외주제작사의 설 자리를 뺏는다는 주장에 대해 KBS 관계자는 “유능한 제작 인력이 중국으로 대량 유출되고 해외자본이 밀물처럼 몰려오는 현 상황에서 몬스터 유니온을 통해 외주제작사와의 공동제작 등 다양한 상생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