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대혁명기념일 휴양지 니스서, 인파 향해 돌진 최소 84명 사망
이번에는 세계적 휴양지인 프랑스의 니스가 테러를 당했다. 테러범이 프랑스 대혁명기념일에 맞춰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인파를 대형트럭으로 덮치면서 프랑스대혁명의 상징인 ‘자유·평등·박애’는 피로 물들고 말았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잇단 테러로 전세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트럭 테러’라는 신종 테러에 국제사회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프랑스의 혁명기념일(바스티유의 날)로 국경일인 14일(현지시간) 밤 남부 해안도시 니스에서 19톤 대형 트럭 한 대가 축제를 즐기던 군중에게 돌진해 최소 84명이 사망하고 202명이 부상했다. 군중을 향해 돌진한 트럭은 전속력으로 약 2㎞의 해안도로를 달리며 지그재그로 인파를 덮친 것으로 전해졌다. 테러범은 현지 경찰과의 총격전에서 사살됐으며 튀니지계의 31세 남성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건 당시 니스 해안에는 혁명기념일 불꽃놀이를 즐기려는 인파가 몰려 희생자가 컸다. 현장에 있던 AFP 기자는 “불꽃놀이 등 축제 행사가 끝난 후 인파가 흩어질 때 대형 흰색 수송용 트럭이 니스 해변의 유명 산책로인 ‘프롬나드 데 장글레’로 돌진했다”면서 “사람들이 차에 치였고 잔해와 파편이 날아다니는 등 완전한 혼돈 속”이라고 전했다. 일부 목격자는“군중을 향해 트럭을 몬 운전자가 총을 꺼내 쏘기 시작했다”고 전했지만 총격사실은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테러는 지난해 11월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IS 추종 세력이 극장과 식당 등을 무차별로 공격해 130명의 희생자를 낳은 테러 이후 최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범행 배후는 즉각 확인되지 않으나 현지 경찰은 IS 연계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테러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프랑스가 자유의 상징인 국경일에 공격받았다”면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군사작전을 강화할 것이며 우리 영토에서 우리를 공격하는 자들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혀, IS 테러를 강하게 의심했다. 현지 매체인 니스 마탱은 테러범이 사망 직전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범행의 배후가 IS로 추정됨에 따라 전세계는 또다시 테러공포에 빠져들고 있다. 일부 외신은 IS 추종자들이 소셜미디어에 니스 테러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올리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보 당국은 IS가 올 여름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등 남유럽 지중해 휴양지에서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이미 올 4월에 입수했다. 앞서 독일 당국자도 "IS가 저지르는 새로운 차원의 테러를 마주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외교부는 니스 지역에서 15일 현재 한국인 2명이 연락두절 상태라고 밝혔으나 주프랑스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사망자나 중상자 중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한국 대사관은 프랑스 외교부로부터 이와 같은 사실을 전달받았다며 “경상자 중 한국인이 있는지 병원을 돌며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영사콜센터를 통해 연락두절 신고가 접수된 우리 국민 57명 중 55명은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니스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1단계 '여행유의'에서 2단계 '여행자제'로 상향 조정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조영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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