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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양대 공영방송 세월호 보도는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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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양대 공영방송 세월호 보도는 낙제점"

입력
2016.07.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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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월호 보도 점검 긴급토론회’에서 정수영 KBS본부 공추위 간사가 KBS의 세월호 보도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월호 보도 점검 긴급토론회’에서 정수영 KBS본부 공추위 간사가 KBS의 세월호 보도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지난 2년 여 간 공영방송 KBS와 MBC의 세월호 보도에 대해선 낙제점이란 평가가 잇따른다. 최근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현 새누리당 의원)의 보도개입 파문까지 드러난 가운데 공영방송 안팎에선 세월호와 관련된 침묵 및 왜곡보도를 반성해야 한다는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KBS 공정방송추진위원회(공추위)와 MBC 민주방송실천위원회(민실위) 간사들은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정현 녹취록 파문으로 되돌아 본 세월호 보도 점검’을 주제로 한 긴급토론회에서 자사의 세월호 보도에 대해 쓴 소리를 쏟아냈다.

정수영 언론노조 KBS본부 공추위 간사는 “참사 당시 길환영 사장부터 현 고대영 사장에 이르기까지 KBS는 정부에 불리한 보도에 대해선 의도적인 외면을 지속해 왔다”고 주장했다.

KBS기자협회가 펴낸 청와대 길환영 사장 보도개입 진상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참사 직후인 2014년 5월 5일 길환영 당시 KBS 사장이 해경 비판 자제를 지시한 이후 실제로 ‘KBS뉴스9’는 애초 편집안에서 해경 비판내용을 완화 또는 삭제한 뒤 보도했다.

수정 전 ‘첫 신고전화를 받는 순간부터 해경은 허둥댔다’ ‘세월호 침몰 후에도 우왕좌왕했다’ 등 구조 과정에서 해경이 저지른 잘못을 지적한 내용은 삭제됐고 해경 조직의 역사 등 엉뚱한 내용이 빈 자리를 채웠다.

참사 이튿날 박근혜 대통령의 진도 방문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도 더딘 구조작업에 대한 가족들의 항의의 목소리는 배제한 채 박수소리만 전달하는 등 정부에 유리한 보도는 당시에도 거센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고대영 사장 취임 이후 KBS가 1ㆍ2차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청문회를 생중계하지 않고 관련 보도 역시 없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정 간사는 “통상 국회 청문회를 생중계해온 KBS가 유독 세월호 청문회는 편성하지 않았다. 청문회 관련 내용을 단신으로조차 보도하지 않으며 철저히 함구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세월호 특조위가 예산을 과다 요구했다는 비판성 아이템을 상세하게 보도한 사실에 대해 정 간사는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에 비협조적인 정권의 시각을 그대로 반영한 불공정 보도 사례”라고 꼬집었다.

‘이정현 녹취록’으로 드러난 청와대의 보도개입 논란에 대한 침묵도 도마에 올랐다.

이호찬 MBC 민실위 간사는 “ ‘MBC 뉴스데스크’가 이정현 의원의 녹음된 육성 대신 ‘간절한 호소였다’는 이 의원의 해명만 구체적으로 다뤘다”며 “청와대의 언론 장악과 보도 통제 행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음에도 (‘뉴스데스크’는) 이를 축소 보도하기 바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간사는 세월호 참사 당시 안광한 MBC 사장이 ‘MBC의 세월호 보도가 국민 정서와 교감했다’며 올린 담화문을 비판하며 “MBC 보도국도 이 전 수석의 전화를 받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MBC는 정부 비판 보도를 축소시켜왔다”고 강조했다.

반면 세월호 특조위에 대한 비판성 아이템은 두 공영방송이 적극적으로 보도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KBS는 지난해 12월 세월호 특조위가 참사 현장 조사 도중 잠수사들과 기념사진을 찍어 비판을 받고 있다는 리포트를 지상파 방송 중 유일하게 메인 뉴스로 내보냈다. MBC 역시 그 해 11월 박종운 특조위 상임위원이 한 토론회에서 세월호 유가족의 “대통령을 능지처참해야 한다”는 발언에 박수를 쳤다고 보도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김형욱 세월호 특조위 언론팀장은 “잠수사들이 기상악화에도 잠수를 감행해 예상보다 25분 가량 늦게 나와 가슴을 쓸어 내렸다”며 “조사관들과 유가족들이 애가 탔는데 무사히 올라와 감사하는 마음에 찍은 기념 사진이었다”고 토로했다.

김 팀장은 박 상임위원의 박수 역시 “유가족이 ‘하늘에 가서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겠다’는 이후 발언에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세월호 특조위도) 정부기관이기 때문에 언론의 감시와 견제를 받아야 하지만 특조위 흔들기에 나서는 일부 언론 보도에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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