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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나라 위해 이제는 할 말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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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나라 위해 이제는 할 말 하겠다”

입력
2016.07.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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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14일 오후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7.14 전당대회 2주년 만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14일 오후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7.14 전당대회 2주년 만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대 승리 2주년 행사

“꼬리 내린다 여론에도 참아”

30여분간 작심발언 쏟아내

지지모임 1500여명 몰려

마치 대선 출정식을 방불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14일 지지자 1,500여명과 함께 한 만찬은 2014년 7·14 전당대회 승리 2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였지만, 행사 규모나 내용 측면에서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특히 김 전 대표가 제왕적 대통령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개헌론을 다시 꺼내 차기 지도자로서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행사가 열린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 대연회장에는 ‘반드시 이어갑시다’, ‘그가 필요했다’ 등의 문구가 적힌 대형 플랜카드가 내걸렸다. 당초 당원 1,000명가량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연회장에 마련된 1,056석을 모두 채우고도 자리가 모자랐다. 사회자는 김 전 대표 등장에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라고 분위기를 띄웠고, 권오을 전 의원은 인사말에서 “언젠가는 김무성 깃발 아래 다시 모여야 하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권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면서도 현재 권력인 박근혜 대통령과 관계에서는 물러서기만 해 ‘김무성의 서른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던 김 전 대표도 지금까지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특히 총선 참패 이후 공개석상에서의 언행을 극도로 삼갔던 것과 달리 이날은 연단에서 30여분간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김 전 대표는 “30시간 내에 꼬리를 내린다 이런 여론을 모두 들으면서도 이를 악물고 참았다.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여당 대표가 정국을 파국으로 이끌고 가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를 위해 이제는 맞서 싸우고 할 말 할 건 해서 여러분 속을 시원하게 해주겠다”고 선언했다. 김 전 대표는 또 “한 사람만의 인치로는 대한민국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며 2년 전 박 대통령에게 사과까지 하며 스스로 거둬 들였던 개헌론을 다시 꺼내 들었다.

앞서 열린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부패한 정치를 개혁하고자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리려다가 반대 세력에 몰매를 맞았다. 병신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약점 잡힌 것 아니냐는 소리 들으면서까지 참았다”고 심정을 보다 직접적으로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중 의원은 인사말에서 “중국 고전 ‘반경’에 ‘대용약급 대지약우’라는 말이 나오는데 큰 용기는 겁 먹은 듯이 보이고 큰 지혜는 어리석어 보인다는 뜻”이라며 김 전 대표를 추켜세웠다.

김 전 대표 측은 이날 행사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김 전 대표가 비박계의 응집을 위한 구심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당장 8ㆍ9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계가 서청원 의원을 삼고초려하며 당권 탈환에 목을 매는 상황에서 비박계의 당권 사수에 힘을 보탠다면 비박계 내에서의 영향력을 크게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4ㆍ13 총선 패배 이후 비박계를 대표하는 차기 대권주자 자리를 놓고 유승민 의원 등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김 전 대표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이날 행사에 차기 당권 주자 참석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당 대표 경선 출사표를 낸 정병국ㆍ한선교 의원, 그리고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하는 강석호 의원 등이 참석해 눈도장을 찍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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