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시 신니면 수청골 주민들이 18일 ‘참샘’복원을 기념하는 유두(流頭)잔치를 연다.
참샘은 이 마을에 있는 샘물이다. 수온이 차가워 3분 이상 손을 담그기 어려운 이 샘은 조선 태조 이성계와 인연이 깊다.
이성계가 산골에 은둔하던 배극렴을 만나기 위해 충주를 찾았을 때 이 샘물로 욕창을 치료했다고 전해진다. 이 참샘 주변에는 삼방리(三訪里·이성계가 배극렴을 세 차례 찾았다는 데서 유래), 국사봉, 용상골 등 이성계와 관련된 지명이 지금도 남아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이런 사연은 서서히 잊혀졌고, 샘도 방치되기 시작했다. 유둣날이면 주변 지역 주민들이 몰려 물맞이를 하던 샘은 1960년 대 이후 잡초만 무성한 폐허가 돼버렸다.
주민들은 참샘에 어린 역사를 되새기고 세시풍속을 보존하자는 취지로 충주시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참샘을 옛 모습대로 복원했다. 찬물이 펑펑 솟던 과거의 모습을 고증을 거쳐 되살려냈다.
주민들은 유둣날인 18일 오후 5시 30분 참샘 복원을 기념하는 ‘물맞이 유두잔치’를 벌인다. 이날 행사에서는 잔치를 주관하는 풍양조씨 참정공파 후손들이 유두면과 새로난 곡식, 과일을 차려놓고 유두 천신제를 지낸다. 충북도 무형문화재 5호인 마수리 농요로 풍년을 기원하기도 한다.
부녀회는 유두밀국수, 밀떡, 밀전, 술을 준비해 여흥을 돋울 참이다.
행사를 기획한 조성빈씨는 “참샘에 깃든 갖가지 사연과 설화를 다양한 이야기 소재로 만들고 참샘에서 옛 산신당까지의 거리를 걷기 길로 조성해 수청골을 관광 명소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유두는 음력 6월 보름날 맑은 물로 머리를 감고 밀국수를 먹으며 더위를 이기는 우리 민족의 세시풍속이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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