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매출이 평소 보다 50%는 늘었죠. 밀려드는 인파로 새벽 2시까지 연장영업을 했습니다. 포켓몬고가 정말 고마웠어요.”
포켓몬이 잘 나오는 것으로 알려진 강원 속초시 청초호 유원지 엑스포타워 인근 편의점 업주의 말이다. 인근 편의점도 마찬가지. 14일 새벽까지 게임 유저가 몰려 들면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도시락과 삼각김밥, 생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속초시내 또 다른 ‘포켓몬 명당’인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업소들도 새벽까지 연장 영업을 하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포켓몬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진 지난 13일에 이어 이날도 속초를 찾는 유저들의 발길이 이어져 고속버스 매진사태가 벌어졌다. 속초시내 전체가 예상치 못한 포켓몬 특수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속초시는 무료 와이파이 존을 확대하는 등 해수욕장과 연계한 포켓몬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병선 시장은 “게이머들이 속초에서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즐기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시 차원에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리조트 업계도 특수를 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설악워터피아는 ‘속초서 포켓몬 포획 후 물놀이 Go’라는 제목으로 페이스북에서 종일권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속초항과 대포항 횟집들도 지친 포켓몬 헌터들을 겨냥한 할인판매에 들어갔다.
양구군도 보도자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포켓몬고 게임을 할 수 있는 지역임을 홍보하고 나섰다. 군에 따르면 게임이 가능한 지역은 동면 팔랑리와 해안면이다. 특히 체육관이 위치한 해안면이 몬스터들이 많이 출현하는 명당이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양구군 관계자는 “배꼽축제와 포켓몬고 게임을 연계해 홍보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켓몬 고는 닌텐도에서 출시한 스마트폰 게임. 2000년대 초 방영된 애니메이션 ‘포켓 몬스터’를 가상 현실과 실제 현실, 위치 정보 시스템를 결합한 증강현실(AR) 기술로 구현했다. 휴대전화에 포켓몬 고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게이머가 움직이는 위치에 맞게 포켓몬이 출몰하면 몬스터볼을 활용해 포켓몬을 잡는 게임이다. 개발사는 전 세계 지도를 마름모 형태로 잘라 구역을 분리했는데 속초와 고성, 양양 등 강원 영동북부 지역과 양구는 한국을 구분한 마름모에 포함하지 않았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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