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에 이어 찜통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상추와 배추, 시금치, 깻잎 등 잎 채소 가격이 줄줄이 뛰고 있다.
특히 가뜩이나 쇠고기 등 일부 육류 가격이 ‘금값’인 상황에서 휴가철이 시작되면 상추나 깻잎 수요가 늘어 가격이 더 오를 전망이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기준 청상추 4kg당 도매가격은 평균 5만3,600원이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무려 375.2% 급등한 것이다. 전년 동기보다도 232.5% 높은 수준이다. 적상추 역시 4kg당 평균 도매가격이 지난달보다 345.9% 뛴 5만9,400원으로 집계됐다.
상추와 함께 휴가철 수요가 가장 많은 채소 중 하나인 깻잎 역시 2kg당 평균 도매가격이 2만8,600원으로, 한달 전에 비해 108.5% 올랐다.
이밖에 배추와 시금치도 각각 전월 대비 47.4%, 66.1% 상승하는 등 잎 채소 가격이 모두 올랐다.
채소류 중에서도 유독 잎 채소 가격이 눈에 띄게 상승한 것은 결국 공급량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서인데, 이는 잎 채소들이 날씨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다.
상추 등이 잘 자라려면 일조량이 중요하긴 하지만 찜통더위가 계속되면 이파리가 쉽게 마르거나 짓무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면 집중호우가 계속되면 산지에서 출하 작업이 지연돼 공급량이 크게 줄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실제 이달 초부터 전국에서 장대같이 쏟아진 장맛비가 그치는가 싶더니 최근에는 연일 섭씨 32~33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첫 폭염주의보가 지난해보다 일주일가량 빨랐다. 여기에 이번 주 중 다시 장마전선이 북상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잎 채소 가격이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과일이나 열매를 맺는 채소는 대부분 하우스에서 재배돼 날씨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aT 관계자는 “최근 폭우로 일부 과일 재배 하우스 농가가 침수 피해를 보긴 했지만 영향이 크지 않은 데다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는 가격이 낮은 편”이라며 “하지만 잎 채소는 날씨 영향이 크고, 상추나 깻잎 같은 경우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 육류와 함께 수요가 늘기 때문에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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