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돌팔매질이 골리앗을 무너뜨렸다.
K리그 챌린지(2부) 부천FC가 클래식(1부) 선두 전북 현대를 누르며 FA컵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부천은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FA컵 8강에서 3-2로 승리했다. 현재 챌린지 4위를 달리고 있는 부천은 창단 후 처음 FA컵 준결승에 올랐다.
부천은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으로 나섰다가 전반 24분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전북 이재성(24)의 왼발 코너킥을 부천 골키퍼 류원우(26)가 펀칭으로 쳐냈지만 이 볼이 페널티박스 왼쪽 모서리 부근으로 흘렀다. 이주용(24)이 날린 왼발 슈팅이 빗맞아 골문에 있던 김신욱(28) 머리에 연결돼 골문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전북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전반 36분 부천 이효균(28)이 동점골을 만들었다.
후반 7분 전북에 불길한 기운이 깃들었다. 미드필더 장윤호(20)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고 말았다. 수적 우위를 잡은 부천은 문을 더욱 굳게 잠그고 한방을 노렸고 결실을 맺었다. 후반 20분 부천 이학민(25)이 전북 진영 하프라인에서 공을 잡은 뒤 수비수 두 명을 차례로 제치고 페널티박스 안까지 들어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다급해진 전북은 총공세로 나왔다.
레오나르도(30)와 로페즈(26), 김보경(27)이 잇따라 날카로운 슈팅을 때렸지만 빗나가거나 류원우 손에 잡혔다.
오히려 후반 44분 부천 바그닝요(26)가 쐐기골을 꽂았다. 바그닝요는 역습 기회에서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고 침착하게 볼을 밀어 넣었다. 전북은 후반 48분 레오나르도의 페널티킥으로 1골을 따라붙었지만 결국 동점에는 실패하며 주저 앉았다.
부천은 대어를 낚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눈살을 찌푸리는 플레이도 나왔다. 후반 막판 고의적으로 시간을 끌어 야유를 받았고 후반 추가시간이 무려 8분이나 주어졌다. 특히 바그닝요는 계속 그라운드에 쓰러져 전북의 애를 태우다가 쐐기골을 터뜨린 뒤 신명나는 세리머니를 춰 홈 팬들을 부글부글 끓게 만들었다.
울산 현대는 인천 유나이티드를 4-1로 대파하고 준결승에 안착했다.
전반 37분과 후반 20분에 두 골을 몰아친 외인 골잡이 멘디(28)의 맹활약과 전반 15분 김건웅(29), 후반 7분 김태환(27)의 골에 힘입어 후반 13분 김대중(24)이 1골을 만회한 인천을 홈에서 가볍게 제압했다.
FC서울은 전남 드래곤즈와 전ㆍ후반 연장을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승부차기의 달인’ 서울 유상훈(27) 골키퍼는 이날도 상대 마지막 키커의 슈팅을 정확히 막아내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공식기록상 승부차기는 무승부라 지난 달 27일 서울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의 데뷔승은 또 다음으로 미뤄졌다. 수원 삼성 역시 승부차기 끝에 성남FC를 눌렀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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