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창훈(맨 왼쪽)/사진=KFA 제공.
[수원월드컵경기장=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3경기만 승리하면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겠다."
서정원(46) 수원 삼성 감독은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 하나은행 FA컵 성남FC와 8강전을 앞두고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수원은 지난 10일 열린 K리그 클래식 수원FC와의 '수원더비'에서 1-0으로 이기며 시즌 초반 침체됐던 분위기를 반등시켰다. 성남을 꺾고 FA컵 4강에 오를 경우 리그에서도 상승세를 타며 9위(4승9무6패ㆍ승점 21)에 머물고 있는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수원에게 이번 경기는 설욕의 기회이기도 했다. 수원은 2011년 10월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A컵 성남과 결승전에서 조동건에게 결승골을 얻어맞으며 0-1로 패했다. 눈앞에서 우승을 놓친 것이다. 여러 이유로 FA컵 8강 성남전은 수원에게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었다.
서 감독은 최전방에 조나탄을 배치시키고 미드필드진에는 염기훈, 권창훈, 산토스, 고차원을 앉혔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이종성을 낙점했고, 장호익, 구자룡, 곽희주, 조원희를 수비수로 내세웠다. 골문은 양형모가 지키도록 했다. 서 감독은 정예 멤버를 꾸리며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에 맞서는 성남은 4-2-3-1 포메이션을 뼈대로 원톱에는 황의조를, 미드필드진에는 티아고, 김두현, 박용지, 안상현, 이종원을 포진시키고, 수비는 장학영, 이태희, 임채민, 김태윤이 맡도록 했다. 골키퍼 장갑은 늘 그랬듯 '거미손' 김동준이 꼈다.
수원 선수들의 투지는 경기 시작부터 빛을 발했다. 수원 선수들은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성남 수비진의 빈 공간을 파고들었다. 초반부터 공격력을 풀가동한 수원은 전반 22분 고차원의 득점으로 일찌감치 앞서나갔다. 경기는 이후 다소 과열양상으로 전개됐다. 양팀 선수들은 깊숙한 태클을 통해 상대 공격을 저지하기 바빴다. 수원의 권창훈 역시 후반 4분 성남의 태클에 쓰러지는 등 거친 몸싸움에 애를 먹었다.
후반 들어 성남의 공격력은 부쩍 날카로워졌다. 성남은 골잡이 황의조를 앞세워 득점을 노렸다. 황의조는 후반 6분 페널티박스 모서리 부근에서 수비수 3명을 제치고 강력한 왼발 슛을 날렸다. 공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성남은 이후에도 수원 진영에서 간결한 패스를 주고 받으며 주도권을 가져갔다. 수원의 골문을 두드리던 성남은 후반 38분 피투의 환상적인 코너킥골로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전후반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결국 수원이 4-3으로 이겼다.
양팀은 공교롭게도 오는 17일 같은 장소에서 K리그 정규 시즌 경기를 치른다.
한편 앞서 열린 전북 현대(클래식)와 부천FC(챌린지)의 경기에서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쳐졌던 부천이 3-2로 역전승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부천은 사상 처음 FA컵 4강에 진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울산 현대는 인천 유나이티드를 4-1로 물리쳤고 서울은 승부차기 끝에 전남 드래곤즈를 4-3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FA컵 4강팀은 부천, 울산, 서울, 수원으로 정해졌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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