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는 송시우/사진=인천 구단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K리그 클래식의 샛별로 떠오른 송시우(23ㆍ인천 유나이티드)는 어릴 적부터 체격이 왜소한 편이었다. 그렇지만 순발력이나 운동신경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아이였다.
각 학교의 운동 잘하는 아이들을 찾아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송시우가 운동하는 걸 보고 인근 초등학교 축구부에서 제의가 들어왔다. 송시우는 "워낙 축구를 좋아했었다"며 "달리기도 잘하고 이런 애들을 데려갔다. 그렇게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중학교부터는 아예 축구 유학을 다니게 된다. 고향인 창원을 떠나 김해중학교로 갔다. 중학교 때는 수원으로 시합을 간 적이 있었는데 경기 도중 송시우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본 수원공고에 스카웃이 돼 더 큰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송시우의 독립심은 이때부터 키워졌다. 밝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성실한 성격인 그는 "김해중으로 친구들이랑 세 명이 같이 가서 기숙사 생활을 했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생활하다 보니까 별로 사춘기도 없었던 것 같다. 대신 고등학교는 무조건 위로 올라와야 된단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송시우는 수원공고 시절인 2011년 대통령금배 전국고교축구대회 득점왕에 올랐고 단국대를 2년 연속(2014~2015년) 전국체전 정상에 올린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 시기 또 한 번 그의 재능을 알아보는 은인이 등장한다. 바로 김도훈(46ㆍ인천) 감독이다. 김 감독은 송시우의 볼 키핑력과 돌파력을 높이 평가했다. 입단 당시 별로 주목하는 이가 없었지만 불과 몇 개월 만에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루키 중 하나로 급부상한 건 김 감독의 도움이 컸다.
송시우는 자신을 영입하고 기회를 주는 김 감독에게 아무리 감사해도 모자라다. 그는 "대학교 때 취업 문제로 축구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겪었다"며 "프로에 가야 된다는 중압감에 스트레스가 정말 많았다. 그만 두고 싶었다기보다는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인천에 지명됐을 때는 진짜 행복했다. 못 가는 사람들도 되게 많은데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리그인 K리그 클래식 구단이었다. 자부심이 생기고 가서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런 걸 지금 보상받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축구선수로 자신을 물심양면 뒷바라지해준 부모님에게 효도하고 있는 것 같아 더욱 뿌듯하다고도 했다. 경찰인 아버지와 초등학교 선생님인 어머니를 둔 송시우는 "홈이나 원정 안 따지고 시간이 되면 거리를 마다 않고 부모님이 무조건 경기를 보러 오신다"면서 "요즘 아들 경기 보러 다니는 낙으로 산다는 말을 들었을 때 보람을 느낀다. 축구하는 저로 인해 많이 고생하시면서 뒷바라지를 해주셨다. 효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운동하다 보면 금전적인 부분이 많이 들어간다.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제게만은 부족한 거 없이 해주려고 노력하셨다는 걸 잘 안다. 어릴 때부터 체격이 왜소해서 보약 같은 걸 항상 지어주셨다. 뭐가 좋은지 여기 저기 알아보시고 안 먹어본 게 없는 것 같다"고 감사했다.
이제 그런 부모님에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큰 꿈이 생겼다. 송시우는 "축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항상 생각했던 게 태극마크"라면서 "내가 잘하면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게 제일 큰 목표다. 국가대표가 되면 해외진출 같은 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본다"며 의지를 다졌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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