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174.65㎞)와 원주~강릉(121㎞) 전철 등 수도권에서 강원 영동권을 잇는 고속철도망이 구축돼 향후 KTX경제권에 편입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강원도가 12일 밝힌 철도노선 구축 계획서를 보면, 2024년 동서고속철도 춘천~속초 구간이 완공되면 서울(용산)에서 속초까지 1시간 15분이면 닿을 수 있다. 동해 북부권역이 반나절 KTX경제권에 편입되는 셈이다. 그 동안 철도망이 전혀 구축돼 있지 않았던 화천과 양구, 인제 등 영서내륙권도 수도권과의 물리적ㆍ심리적 거리감이 크게 단축돼 발전의 계기를 맞았다. 강원발전연구원 김재진 연구위원은 정책메모를 통해 “동서고속화철도 개통으로 강원 북부권의 수송능력 향상과 물류비 절감 등을 통해 국토의 남북ㆍ동서간 지역 불균형을 해소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서고속화철도는 속초~강릉간 동해북부선을 통해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원주~강릉 고속철도 노선과 연결, 촘촘한 철도망을 구축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두 달여 앞둔 내년 12월 개통 예정인 원주~강릉 노선에는 KTX-산천이 투입돼 서울에서 진부를 58분, 강릉은 70분대에 연결한다.
동서고속화철도는 관광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수도권 관광객들의 이동편의 증가로 강릉과 속초지역 해수욕장은 물론 화천 산천어축제, 양구 곰취축제,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등 주요 관광지를 찾는 인파가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다. 강원도는 하루 평균 3만1,000명에서 최대 6만5,000명이 이 철도를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지역 축제는 물론 춘천 레고랜드와 속초 크루즈 관광 역시 고속철도와 연결될 경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현안은 2조631억 원에 이르는 예산조달 문제다. 강원도는 국비예산 확보에 나서 공사기간을 8년에서 6년까지 줄이겠다는 계획이지만, 아직은 장밋빛 청사진에 불과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예산배분 과정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추진하는 원주~강릉 철도처럼 전폭적인 지원을 받기 힘들지도 모르기 때문에 강원도와 지역 정치권의 대응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실제 2010년 개통한 경춘선 전철의 경우 ‘찔끔 예산’으로 인해 80.7㎞의 공사를 진행하는 데 무려 11년이 걸렸다. 여기에 여전히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강원도의 역세권 개발과 관광객 유치 전략 등도 더욱 세련되게 다듬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강원도 관계자는 “동서고속화 철도 추진단을 신설해 차질 없이 예산을 확보해 공기를 최대한 단축하겠다”며 “나아가 양양공항과 속초항, 유라시아 철도과 연계한 관광루트 구축을 모색하고, 노선이 확정되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해 부동산 투기 등 부작용을 최소화 하겠다”고 밝혔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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