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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cm 두께 특수강철로 만든 선수부, 다른 선박보다 2배 이상 두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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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cm 두께 특수강철로 만든 선수부, 다른 선박보다 2배 이상 두꺼워

입력
2016.07.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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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아라온호 1항사가 11일 아라온호 선교에서 전자해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영준 아라온호 1항사가 11일 아라온호 선교에서 전자해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물탱크 흔들어 언 바다에서 탈출

제2쇄빙연구선 2020년 건조 예정

국내에 하나뿐인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는 ‘전세계 모든 바다를 누비라’는 의미의 이름에 걸맞게 연간 3만2,000여㎞를 운항한다. 10월부터 이듬해 3, 4월까지 남극대륙에서 장보고과학기지의 물자 보급, 극지 환경 변화 모니터링, 해양생물자원 개발연구 등 연구항해를 한다. 7월부터 8, 9월까지는 북극해에서 활동한다. 나머지 기간에는 국내에 머물면서 연구 활동, 유지ㆍ보수작업을 한다.

11일 오후 모항인 인천항에서 북극 항해를 앞두고 있는 아라온호에 타봤다. 주황색 선체에 7,500톤급 아라온호는 최고 속도 시속 29.6㎞, 길이 110m, 폭 19m로 폭이 좁은 것을 제외하고는 일반 상선과 겉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극지 연구를 위해 제작된 특별한 배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라온호는 1m 두께의 얼음을 시속 5.5㎞로 깨뜨리면서 항해가 가능하다. 두께가 4㎝로 다른 선박에 비해 2배 이상 두껍고 특수강철로 만들어진 선수부 덕분이다. 내부에는 지구물리 연구실, 기상자료처리실 등 건식연구실과 해수 분석 및 처리실, 화학 분석ㆍ생물학연구실 등 습식연구실을 갖췄다.

아라온호는 일반 선박과 달리 바다 위 같은 자리에서 선수 방향을 유지한 채 머무는 게 가능하다. 자동위치제어장치 때문인데 추진장치의 프로펠러와 방향타가 따로 달려있는 다른 배와 달리 타가 달린 일체형 추진장치가 선미 부분에 2개가 달려있다. 다른 배에선 쉽게 볼 수 없는 보조 추진장치 2개도 선수 부분에 있다. 이 추진장치 4개는 각기 따로 움직이면서 선체를 360도로 회전시키거나 앞뒤로 움직여 배가 한자리에 머물 수 있도록 만든다.

선박 주변의 해빙 상태를 감지해 영상으로 보여주는 빙산 탐지 레이더, 배 안 탱크 속의 물을 좌우로 보내 배를 좌우로 흔들어 언 바다에서의 탈출을 돕고 악천후 항해시 흔들림을 줄여주는 횡경사 장치도 자랑거리다. 1층 메인데크에서 아래로 3층, 위 6층 규모로 엘리베이터 시설도 갖췄다.

지난해 말 남극해에서 조업 중 좌초한 원양어선 ‘썬스타호’를 구조했던 김영준(35) 아라온호 1항사는 “아라온호가 주로 다니는 해역은 통항량이 많지 않지만 유빙 등 주의할 부분이 많아 항상 긴장해야 한다”며 “어려움만큼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아라온호는 1,080억원을 들여 2009년 건조돼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로 인도됐다. 승선인원은 선원 25명, 연구원 60명 등 모두 85명이다. 70일간 운항이 가능하며 헬기와 바지선도 탑재할 수 있다. 25톤 크레인, 60여종의 첨단장비 등을 갖췄다.

정부는 1만2,000톤급 제2쇄빙연구선 건조를 추진하고 있다. 국비 2,850억원이 투입되는 제2쇄빙선은 예비타당성 심의를 통과하면 2020년쯤 건조될 예정이다.

글ㆍ사진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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