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 장난 친 학생 발로 차고 뺨 때려
시교육청 조사 착수
학교측 소극적 대응
‘교권 침해’ 논란도
대구 수성구의 한 중학교에서 교사가 수업 시간에 장난을 친 학생 2명을 발로 차고 뺨을 때렸다는 주장이 제기돼 대구시교육청이 11일부터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이 학교는 이전에도 체벌과 상해사고 등이 잇따랐던 것으로 알려져 학교 관리에 총체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5일 대구 수성구의 한 중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업 중이던 A교사(52)는 교실 뒤편을 뛰어다니는 학생들을 제지하던 중 이들이 칠판 앞까지 나오자 체벌했다. B(16)군은 발로 차였고 C(16)군은 뺨을 맞았다. 피해학생 부모는 진단서를 끊어 경찰에 신고하고 국민신문고에 상황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 한 관계자는 “B군과 C군이 교사의 제지에도 계속 장난을 치다 앞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한 명이 미끄러져 넘어졌다”며 “그 상황에서 A교사가 순간 화를 참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감사 후 A교사의 징계 수위와 피해 학생들에 대한 보호처분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4월에는 이 학교 3학년 학생이 교사가 휘두르는 지시봉에 눈이 찔려 망막을 다치기도 했다. 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에야 사고는 수습됐다. 같은 해 체육시간 학생끼리 부딪혀 한 학생이 고환에 부상을 입은 사고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한참을 끌었다. 학교 관계자는 “학부모가 수업시간 중 발생한 사고로 담당교사의 조치가 미흡했다며 배상을 청구했지만 학교에서는 서로 책임을 떠 넘기며 일을 끌었다”며 “학교가 피해 학생이나 학부모의 마음을 헤아리고 진정으로 움직이기 보다는 시끄러운 일 덮기에만 급급한 것으로 느껴졌다”고 지적했다.
사후 처리방식도 논란거리다. 두 사건 모두 학교안전공제회가 아닌 교사들의 성금으로 피해학생에게 위로를 전달했다. 돈을 낸 사람의 이름과 금액을 명부로 작성해 공개하겠다는 학교측 방침에 따라 상당수 교사들이 마지못해 성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 상 교사들이 모금활동으로 학생을 돕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체벌’에 가려진 ‘교권 추락’이란 말도 나온다. 수업시간에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다니거나 교사 면전에 대고 욕설을 내뱉는 학생들이 왕왕 있지만 뾰족한 지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학생부 반영 등 생활지도가 가능하지만, 누적된 벌점을 줄이라는 학교측 요구로 일과시간 이후에 교사들이 봉사활동 감독을 해야 하는 등의 문제로 사실상 손발이 묶였다는 지적도 있다.
교육청 한 관계자는 “학생지도에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체벌은 안 된다”며 “교사와 학생 모두 상처받지 않는 학교가 되기 위해 이런 폭력 사건 등은 그 경위를 철저히 밝혀 적합한 징계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해당 중학교 측은 “6~8일 기말고사라 학생이 위축될까 사고당일 해당교사에게 공개 사과를 바로 지시했고, 담임교사와의 상담도 진행했다”며 “매뉴얼대로 진행했으나 시험기간이라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교사에 대한 징계는 교육청의 규정대로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배유미기자 yu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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