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48) FC서울 감독이 FA컵에서 반등을 노린다.
서울은 13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전남 드래곤즈와 FA컵 8강전을 치른다.
황 감독은 중국 장쑤 쑤닝으로 떠난 최용수(45) 감독에 이어 지난 달 27일 서울 지휘봉을 잡은 뒤 아직 승리가 없다. 성남FC(6월29일)와 상주 상무(7월2일)에 1-3, 1-2로 졌고 울산 현대(7월9일)와는 득점 없이 비겼다. 서울은 황 감독이 부임하기 전 6월18일 수원삼성(1-1 무), 6월25일 포항 스틸러스(1-2 패)전까지 최근 5경기에서 2무3패로 부진하다.
황선홍 감독과 상암벌(서울월드컵경기장), 그리고 FA컵의 인연이 얄궂다.
황 감독은 포항 사령탑 시절이던 2014년과 2015년 FA컵에 도전해 각각 16강, 8강에서 각각 탈락했다. 상대는 모두 서울이었고 경기장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이었다. 2015년에는 1-0으로 앞서다가 박주영(31)에게 잇따라 2골을 허용해 역전패했다. 2014년에는 포항이 1-0으로 앞서다가 후반 종료직전 서울이 극적인 동점골을 넣어 연장으로 갔다. 서울이 연장 후반 8분 역전골을 터뜨렸지만 이번에는 포항이 연장 후반 종료직전 거짓말 같은 동점골을 작렬했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 서울 골키퍼 유상훈(27)의 선방으로 서울이 4-2로 이겼다. 2014년에 두 팀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도 격돌했다. 포항에서 열린 1차전과 서울에서 열린 2차전을 득점 없이 비겨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유상훈이 포항 키커의 슛을 3번이나 막아내는 신들린 육탄방어로 서울이 3-0으로 이겼다.
황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토너먼트 무대에서 3번이나 서울에 무릎을 꿇었다. 그것도 모두 상암벌에서. 그가 라이벌 팀 서울을 지휘하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데뷔 첫 승을 노린다는 점이 아이러니컬하다.
서울은 디펜딩 챔피언이다.
서울은 2014년 FA컵 결승에서 성남에 패해 준우승에 그친 뒤 작년에는 인천 유나이티드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황 감독도 포항을 지도하던 2013년에 FA컵과 정규리그를 제패하며 한국 프로축구 사상 최초로 더블(정규리그+FA컵 2관왕)을 달성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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