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에 발생한 일본 도쿄 야스쿠니(靖國)신사 폭발음 사건의 한국인 용의자 전모(28)씨에 대해 일본 검찰이 12일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날 도쿄지방재판소 법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사는 전씨가 야스쿠니 신사 화장실에 화약이 들어간 파이프를 설치한 행위 등이 ‘테러행위’에 해당한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전씨는 최후 진술에서 “(앞서 1,2차 공판에서 진행된) 피고인 심문때 중요한 이야기는 했다고 생각한다”며 “피해를 준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이상이다”고 짧게 말했다.
검사는 “피고인은 용의주도하게 범행을 준비했다”며 “야스쿠니 신사 관계자들과 참배객들이 (사건 이후) 불안감을 느꼈다”는 등의 언급과 함께 범행의 성격을 ‘게릴라식 난동’이 아닌 ‘테러’로 규정했다.
그러나 전씨측 변호인은 “테러와는 전혀 성질이 다르다. 건조물 손괴일 뿐”이라며 집행유예가 붙은 형을 선고할 것을 재판부에 요구했다. 또 “테러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하는 것인데 (전씨는) 주목을 받고 싶어서 했다”면서 야스쿠니 참배객이 크게 줄었다는 증거도 없다고 반론을 폈다. 이날 전씨는 머리를 스포츠형으로 짧게 깎고 검은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 법정에 나왔다. 1심 선고공판은 19일 열린다.
전씨는 지난해 11월21일 일본을 방문해 같은 달 23일 야스쿠니 신사에 들어가 화약류가 들어간 시한식 발화장치를 경내 공중 화장실에 설치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또 한국으로 돌아갔다가 작년 12월 9일 일본에 재입국하면서 허가없이 검은색 화약 약 1.4kg을 반입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화약이 든 가방을 수하물로 부쳤던 전 씨는 짐을 찾기 전 하네다(羽田)공항에서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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