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MB정권 특혜 의혹 수사 예고
검찰이 ‘제2롯데월드 인허가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장경작(73) 전 호텔롯데 총괄사장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고려대 61학번 동기인 그는 롯데그룹의 대표적인 ‘MB 라인’으로 꼽힌다. 제2롯데월드 인허가를 포함, MB정부 시절 롯데그룹이 누린 특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조만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그룹 수사팀은 최근 장 전 사장의 출국을 금지하고, MB정부 당시 그가 관여했던 사업 전반의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장 전 사장은 지난달 10일 검찰의 롯데그룹 압수수색 직전 해외로 출국했다가 최근 귀국했으며 검찰은 곧바로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수사 과정에서 MB정부 시절 롯데그룹의 사업 확장과 관련, 그에 대한 직접 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격호(94) 총괄회장과 신동빈(61) 회장도 최근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에 따라 MB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한 롯데그룹의 로비 의혹 수사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ㆍ신세계 출신인 장 전 사장은 2005년 2월 4일 호텔롯데 대표로 영입됐다. 이보다 사흘 전,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이 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처음으로 제2롯데월드에 대한 찬성 발언을 했다.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 건축 인허가권을 쥐고 있어 롯데그룹으로선 필수 관리대상이었다. 2008년 2월 이 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호텔롯데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장 전 사장은 면세점사업과 롯데월드 사업까지 맡아 전면에 나섰다.
특히 장 전 사장은 김영삼정부 때부터 추진해 온 제2롯데월드의 인허가 총괄책임을 맡아 MB정부 출범 1년 만에 사실상 건축 허가를 이끌어냈다. 성남 서울공항 이착륙 안전 문제로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던 군 당국은 2009년 3월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다. 당시 장 전 사장은 롯데그룹의 ‘해결사’로 통했고, 야당은 ‘친구 게이트’ 의혹을 제기했다. 2010년 3월 퇴사한 장 전 사장은 2014년 1월 이 전 대통령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청계재단 감사로 합류했다.
검찰 관계자는 “특정인의 출국금지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으며, 아직은 제2롯데월드 인허가 부분을 본격적으로 살펴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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