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 민심 안 좋아” 반대
한미 군 당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ㆍ사드) 배치 지역 발표를 앞둔 가운데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을 지역구로 둔 새누리당 의원들은 곤란한 기색이 역력하다. 또 일부는 지역 정서를 거론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집권여당으로서 국가 안보를 위한 정부 결단을 초당적으로 뒷받침하자는 지도부의 입장에는 공감하지만 자신의 지역구에 기지 배치는 안 된다는 전형적인 님비(NIMBYㆍNot in my backyard)적 행태라는 지적이다.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는 칠곡ㆍ성주를 지역구로 둔 이완영 의원(경북 고령ㆍ성주ㆍ칠곡)은 11일 “청와대 오찬(8일)에서 박근혜 대통령께 ‘영남권 신공항은 무산되고 사드가 배치된다’는 데 대한 시도민의 여론이 좋지 않다는 기류를 전해드렸다”고 했다. 이철우 의원(경북 김천)과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도 지역 민심을 거론하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은 “사드가 칠곡에 배치될 경우 수도권 방어가 어렵다”며 우회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경북 경산) 의원은 사드 배치가 발표된 당일인 8일과 이튿날인 9일 대구와 경산에서 잇따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공항 무산에다 사드 배치까지 지역민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는 민심을 (박 대통령께) 강하게 전했다”며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해 항의했다”고 밝혔다. 후보지 중 하나인 충북 음성의 경대수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국방위 간사로서 입장 표명이 어렵다”고 밝혔고, 경기 평택의 유의동 의원은 통화에서 “TK만큼은 아니지만 지역 민심이 좋진 않다”고 했다.
반면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북한 위협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국민안전을 보장하려는 사드 배치는 자기방어적 불가피한 조치로 성숙한 초당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현 시점에서의 사드 배치는 한미동맹 강화로 가장 전략적이고 주권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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