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스 세례와 찬물 학대한 계모 “다 내 잘못. 남편 선처해달라”눈물
7살 신원영 군을 학대 끝에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 한 계모에게 무기징역이, 친부에게는 징역 30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11일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1부(부장 김동현)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살인ㆍ사체유기ㆍ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계모 김씨(38)와 친부 신씨(38)에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계모 김씨가 2년에 걸쳐 피해자 학대를 주도했고, 나중에는 수위를 높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피해자 학대는 수용소에서 벌어질 만한 잔혹한 수준이었고, 나중에는 살해 의도까지 보였다”고 밝혔다. 또 “친부 신 씨는 피해자의 양육을 전처와의 이혼소송 승소를 위한 도구로 이용했다”며 “학대 사실을 알고도 혼인 관계 유지에만 몰두, 피해자에 대한 구조를 단념하고 그대로 방치해 사망하게 했다”며 구형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재판의 쟁점인 미필적 고의에 의한 부작위 살인죄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사망의 용인’ 및 ‘살인의 고의’를 주장했다.
검찰은 “피해자에게 하루 1끼만을 제공하며 락스와 찬물을 붓는 학대를 하고 영하의 날씨에 방치한 사실은 사망의 결과를 용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피고인들은 신군의 사망 후 치밀하게 범행을 은폐하고 새로운 아이를 갖기로 논의, 살인의 고의도 엿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최후 변론에서 “원영이에게 미안하다. 살아 있는 동안 원영이를 위해 기도하고 용서를 빌겠다”며 “모든 것은 나의 잘못이다. 남편에게는 선처를 부탁한다”고 말했고, 신씨는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흐느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간 원영이를 화장실에 가둬놓고 락스를 뿌리는 등 학대를 해오다가 2월 1일 오후 옷에 대변을 봤다는 이유로 원영이의 옷을 벗기고 찬물을 부어 방치, 다음날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신씨는 김씨의 학대행위를 알면서도 아동학대로 처벌받게 될 것을 우려해 원영이를 보호하지 않고 방관하다가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원영이의 시신을 베란다에 10일간 방치했다가 2월 12일 오후 평택시 청북면의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선고공판은 다음달 10일에 열린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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