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마치고 돌아왔어요.”
지난해 가요 신인상을 싹쓸이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걸그룹 여자친구가 다시 무대에 섰다. 노출과 섹시 이미지로 물든 걸그룹 판도를 풋풋함과 청순함으로 뒤집은 저력은 여전했다.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첫 정규앨범 ‘LOL’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 모습을 드러낸 여자친구는 “좋은 노래와 안무로 또 사랑 받을 자신이 있다”며 웃었다.
여자친구는 지난해 1월 ‘유리구슬’(입학)로 데뷔해 ‘오늘부터 우리는’(방학), ‘시간을 달려서’(졸업)로 일명 ‘학교 3부작’을 완성했다. 멤버 유주(19)가 빗속 무대에서 8번이나 넘어지고도 끝까지 노래를 부른 모습이 담긴 일명 ‘꽈당 영상’이 화제를 모으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후 스타덤에 올랐다. 대형기획사의 후광 없이 오로지 노래와 안무로 인정 받은 걸그룹이란 평가가 잇따랐다. 하지만 정작 멤버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했단다.
여자친구의 리더 소원(21)은 “앞선 데뷔앨범이 생각보다 잘 돼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멤버들과 ‘조금이라도 변하면 모든 사람이 느낀다’ ‘데뷔 때처럼 연습하고 준비해야 또 사랑 받을 수 있다’는 말을 수 없이 반복했다”고 털어놨다.
한 해에 세 곡을 연달아 히트시켰던 만큼 자신감은 숨길 수 없다. 여자친구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안무를 앞세운 타이틀곡 ‘너 그리고 나’(NAVILLERA)는 이날 자정 공개되자마자 7개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실시간 차트 1위를 석권했다. 멤버 신비(18)는 “여자친구의 색깔이 뚜렷해졌다는 댓글에 기분이 좋았다”고 웃었다. 실제로 신나는 록사운드와 ‘나비처럼 날아 나나나 나빌레라’란 중독성 강한 가사에 화려한 기교 대신 여자친구의 건강한 목소리를 녹여냈다.
‘학교 3부작’을 함께 작업한 프로듀서 이기ㆍ용배와 4연속 흥행 홈런을 기대 중이다. 하지만 ‘곡들이 비슷비슷하다’는 비판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소원은 “데뷔한 지 이제 갓 1년 반이 지났다. 우리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게 1차 목표”라며 “여자친구의 음악 같다는 말을 듣는 게 우리가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 곡마다 격렬한 안무로 눈길을 끌었던 터라 신곡 안무에도 궁금증이 앞섰다. 예린(20)은 “‘오늘부터 우리는’에선 뜀틀 안무가 있어 사고가 날까 봐 늘 긴장하면서 무대에 섰다”며 “이번에는 양손으로 나비를 그리는 등 사랑스러운 소녀의 느낌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걸그룹 홍수시대에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고생 소녀의 이미지로 단연 돋보였다. 소박하지만 순수한 목표로 이번 정규앨범 준비에 마음을 다잡았다. 소원은 “롤모델인 신화 선배님들처럼 멤버 이탈 없이 오래오래 무대에 서고 싶다”며 “‘다시 선 시작점’이란 이번 신곡의 가사처럼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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