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친박 의원들 “출마” 읍소
서청원, 칩거 상태서 장고 거듭 중
계파대결 부담 회의적 시각도
나경원 “서 의원이 나온다면…”
도전 여부 싸고 막판 저울질
비박계 선대본부장 맡을 수도
새누리당의 새 대표를 뽑는 8ㆍ9 전당대회 판세가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과 ‘여성 최다선’을 앞세운 비박계 나경원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으로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강성 친박계의 삼고초려를 받고 있는 서 의원이 칩거 상태에서 장고를 거듭하고, 나 의원은 서 의원의 출마를 전제로 당권 도전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서 의원 측은 10일 “당 대표 출마가 당의 화합을 도모하고 정국 안정과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만드는 결정인가 등에 대해 (서 의원이)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갑윤ㆍ이장우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지난 5일 ‘큰 형님이 나서 달라’며 전대 출마를 요청한 데 대해 “좋은 후배들이 많다”며 극구 사양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유연해진 반응이다. 친박계 의원들이 주말 사이에도 서 의원이 칩거중인 모처를 찾아 전대 출마를 거듭 읍소하면서 서 의원이 생각을 바꾸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 의원 측 기류변화와는 무관하게 당내에서는 서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당장 서 의원이 전대에 나선다 하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당권 도전이 ‘계파 패권주의’로 비쳐지는 불명예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서 의원으로선 명분과 실리를 모두 놓쳐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여론의 움직임을 좀더 지켜보며 숙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은 서 의원의 전대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당 안팎의 주목을 끌고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서 의원이 나온다면 전대 후 당의 모습이 국민께 가까이 가기는 어렵고, 그때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며 ‘서 의원 저격수’를 자처했다. 나 의원이 직접 당권 주자로 뛰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지만, 비박계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선대본부장을 맡아 단일 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맡지 않겠냐는 전망도 많다. 비록 나 의원이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강점이 있지만, 비박계가 이를 필승 조건으로 여기지 않는 탓이다. 지난 5월 원내대표에 도전한 지 두 달 만에,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 등 유력 후보들의 불출마가 정리된 이후 뒤늦게 당권에 뛰어드는 것도 부담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나 의원이 2010년, 2011년 두 차례 전대에서 여론조사 1위를 차지했지만, 현장 투표를 합산한 결과 3위에 그친 바 있다”며 “나 의원으로선 다양한 정치적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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