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초대석]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7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환승객 증대 없이는 공항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 제공
국토부 요직 거친 항공 전문가
수하물 대란ㆍ잇단 밀입국 위기
매일 공항 현장 점검하며 극복
“허브화 실패 땐 경쟁력 없어져
5대 여객ㆍ10대 환승 공항 겨냥
동북아 관광ㆍ물류 중심 될 것”

인천국제공항은 연초 수하물 대란과 외국인 밀입국 사건으로 크게 흔들렸다. 전임 박완수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4ㆍ13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 하차한 직후였다. 박 전사장을 비롯, 역대 비전문가 출신 사장이 많았던 사례까지 거론되며, 뼈아픈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런 가운데 정일영(59) 사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정 사장은 1957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용산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UN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대표부 참사관,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등을 지낸 항공전문가 출신이다.

그는 2월 2일 취임식을 비상경영 선포식으로 대신했다. 설 연휴 사상 역대 최다 공항 이용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 황금 연휴를 사흘 앞둔 때였다. 취임 후 약 100일간 박 사장은 매일 공항 현장을 점검하고 비상경영회의를 열어 현안에 집중했다.

가장 먼저 수하물과 출입국장 시설을 보강했다. 협력사뿐 아니라 인천공항공사 직원들도 현장에 추가로 투입했다. 비상대응훈련과 정기점검을 강화하고 보안강화대책도 시행한 결과 1~5월 수하물 지연이 전년 동기보다 30% 줄었고 보안사고도 없었다. 그 사이 국토교통부와 함께 ‘인천공항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고 공항 허브화 전담조직(허브화추진실) 가동 등 조직 개편을 마무리했다. 세계 공항서비스평가 11연패, 카지노 복합 리조트 유치 등도 이뤄냈다.

하지만 정 사장은 여전히 “제일 큰 숙제가 남았다”고 말했다. 환승객 증대와 공항 여객ㆍ물류 허브화다. 인천공항 이용객은 1~6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333만명) 늘었으나 환승객은 4.1%(15만4,000명) 줄었다. 양대 환승시장인 일본과 중국 환승객이 각각 82만명, 67만명 줄어든 게 뼈아팠다.

환승객 감소는 저비용항공사(LCC)의 급성장, 국적항공사의 비수익 노선 공급 축소 등 구조적ㆍ환경적 변화에 의한 것으로 인천공항공사는 판단하고 있다. 중국의 국제선 직항 확충, 러시아발 환승 수요 감소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사장은 “환승객이 줄고 공항 허브화 안 되면 공항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며 “환승객 증대와 공항 허브화는 정부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 항공사에 불이익을 주고 환승객 수입 전부를 재투자하는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공항공사는 환승객 증대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한 상태다. 미국 뉴욕 등 50개 핵심 노선을 선정, 항공사에 인센티브(환승객 1인당 5만원)를 지급하고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30개 전략 노선에 취항 시 입출항 비용의 100%를 3년간 면제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정 사장은 “LCC와 대형항공사(FSC)간, LCC와 LCC간 등 환승 네트워크 확충, 아시아와 유럽 환승 수요 유치, 환승 상품 개발 등을 통한 환승객 증대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남은 임기 2년 6개월 동안 제2여객터미널 성공적 개항과 공항 4단계 건설사업 적기 착공 등 새로운 15년에 대비한 계획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는 “내년에 제2터미널이 완공되면 여객 처리능력이 현재 4,400만명에서 7,200만명까지 늘어나 2023년까지 이용이 가능하지만 이후에는 또 다시 포화상태(2025년 8,000만명 예상)가 되기 대문에 2018년에는 4단계 건설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며 “2018년 평창올림픽에 대비해 제2터미널을 포함한 3단계 건설사업을 완벽히 추진하고 4단계 공사가 늦어지지 않도록 내년 초 기본설계 착수 등 계획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앞서 세계 5대 국제여객 공항과 10대 환승공항, 관광ㆍ물류산업 등이 융합된 동북아 중심공항을 목표로 ‘2020 중장기전략’을 수립했다.

정 사장은 이에 대해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마트 공항 구현, 연간 230만명의 신규 여객을 창출하는 복합 리조트 집적화, 관광 수입 6조원 달성이 가능한 관광ㆍ물류산업의 중심으로의 도약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나아가 인천공항을 생활이 가능한 작은 도시로, 인천공항공사가 해외 공항 운영과 건설 컨설팅 외에도 1조원 규모 공항 개보수 공사도 맡을 수 있는 공항 전문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답이 있다’고 믿는 정 사장은 신입 직원들을 우선 현장에 배치하는 인사시스템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장과 지원 부서간 교차 근무, 교차 인사를 확대하고 신입 직원들의 현장 우선 배치 등에 대해 의견을 수렴해볼 것”이라며 “적어도 간부를 꿈꾸는 직원은 현장에서 고객들을 만나 목소리를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김해공항 확장 결정에 대해선 “국민 세금 절감, 미래 항공산업 발전, 지역 갈등 해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적의 방안”이라면서 인천공항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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