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사드 발표 다음날 발사 시험에
한민구 국방장관 “가능” 답변
수중위협 대응한 사드의 ‘효용성 과장’ 논란
한미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키로 공식 발표한 다음날인 9일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북한은 사드 배치 결정 3일째인 10일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전 11시30분 함경남도 신포 동남방 해상에서 SL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SLBM이 잠수함에서 발사돼 공중에서 점화하는 데 성공했으나 10여㎞ 고도에서 공중 폭발, 시험 발사에는 실패했다고 추정했다. SLBM은 가장 최근인 4월 23일 발사에서는 30km를 날아갔지만 이번에는 수km 비행하는데 그쳤다.
북한의 SLBM 발사는 한미의 사드 배치 발표 직후 이뤄진 점에서 군사적 대응조치로 풀이된다. SLBM은 사전에 잠수함 위치를 탐지하기 어려워 사드로 요격하기가 쉽지 않은 위협적인 무기다. 북한 잠수함이 사드 레이더가 조준하고 있는 전방 130도를 벗어난 해역에서 SLBM을 발사하면, 요격 타이밍을 제대로 잡을 수 있다. 결국 북한은 SLBM 발사를 통해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에 구애 받지 않고, 남측을 얼마든 미사일로 타격할 수 있다는 군사적 능력을 보여주려 한 셈이다.
이에 대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사드로 SLBM를 요격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됐다. 한 장관은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사드의 효용성을 설명하며 “SLBM이 동해 동북방에서 한반도로 발사되면 무수단을 요격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사드로 요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물 아래’ 전력인 SLBM의 발사 장소는 매우 유동적이어서 특정 발사지역을 전제로 해 요격이 가능하다는 논리는 사드가 ‘만능 보검’이란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장관은 사드의 운용 주체와 관련해 “평시에는 우리 공군작전사령관이, 전시에는 주한미군사령관이 운용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드는 우리 군이 도입한 게 아니라 주한미군이 들여오는 무기체제여서 실제 운용권은 미군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군 관계자도 “한 장관의 말은 평시작전권이 우리에게 있는 만큼 평시 대공방어작전을 우리가 주도한다는 원론적 차원의 발언“이라며 “사드의 운용권은 대체로 미군에 있다는 게 맞다”고 해명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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