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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 한예리, "30대도 10대 역할 동안 비결은 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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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 한예리, "30대도 10대 역할 동안 비결은 유전"

입력
2016.07.1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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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배우 한예리는 영화 '사냥' 출연 제안을 받고 주저할 것이 없었다. 호흡을 맞추는 배우만으로 행복했다. 한예리는 극중 안성기 보호를 받는 양순 역을 맡았다. 한예리는 "안성기 선생님과 제가 언제 손잡고 달려보겠어요. 대한민국에 몇 안 되는 배우 중 하나가 바로 저예요"라며 보물을 쥔 듯 기뻐했다. 30대의 나이에 어눌한 10대를 연기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한예리에겐 든든한 '안성기 파워'가 있었다.

-작품 선택이유가 안성기 때문이라니.

"상황에 따라 작품을 선택하는데 이번 작품은 전적으로 안성기 선생님 때문이다."

- 안성기의 첫 인상은 어땠나

"생각한대로 너무나 좋았다. 아주 어렸을 적 인스턴트커피 광고 속 미소 그대로셨다. 세상에 이렇게 한결같은 분이 또 있을까. 선생님을 보면서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다."

-촬영 호흡이 좋았겠다.

"자연스럽게 할아버지와 손녀가 됐다. 손도 잡고, 눈도 맞추고, 업히기도 하고 그런 시간 속에서 호흡이 절로 맞춰졌다."

-30대에 10대 연기라니 엄청난 동안이다.

"그러게 말이다. 나 어떡하나. 동안 비결은 유전이다. 우리 가족들 모두 애니 캐릭터 햄토리처럼 동글동글 작다. 우리 아빠 두상이 나보다 더 작다. 맞는 모자를 찾기 힘들 정도다."

-양갈래 머리도 소화했다.

"감독이 양갈래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나이에 양갈래를 하려니 마음이 조금 그랬다. 감독이 자꾸 예쁘다고 해줘 감사했다."

-홍일점 대우를 받은 건가.

"전혀 그런 건 아니다. 그냥 감독이 오가며 한 번씩 예쁘다고 해줬다."

-현장이 그야말로 야생 산이었다.

"마지막 장면 빼고 모두 야외촬영이었다. 시나리오를 다시 보고 또 봐도 실내로 들어가는 일이 없더라. 산 경사가 굉장히 심했는데 생각보다 완만하게 나와 속상하다(웃음). 배우들 모두 산을 내달릴 때 정말 집중해서 한 발 한 발 내딛었다. 넘어졌다간 구를 정도였으니까."

-평소 등산을 즐기는 편인지.

"취미로 즐긴다. 무용을 전공해 기초체력이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 빨리는 못 뛰어도 오래 뛰는 건 자신 있다."

-화장실은 어떻게 해결했나.

"40분 걸려 나가기도 하고, 정말 급할 땐 아주 깊숙한 산 속에 들어갔다. 밤 촬영이 많아 내려갈 수도 없었다. 밤이라 너무 멀리가면 무서워 적당한 곳을 찾았다."

-반면 야외 촬영이라 좋았던 점은.

"겨울 산이라 굉장히 추웠다. 안성기 선생님과 텐트를 치고 난로를 쬐다가 마른 오징어를 구워먹었다. 안성기 선생님이 마른 오징어를 굉장히 좋아하신다. 조진웅 선배가 또 맥주를 구해와 함께 즐겼다. 소소한 즐거움들이 많았다. 선배님들 통해 힘도 많이 얻었다."

-총을 다루는 건 어땠나.

"소리가 엄청 커 무서웠다. 귀가 아플 정도였다. 촬영 전 사격장에 가서 연습을 했는데 반동이 엄청났다. 사냥용이라 무게도 엄청 나가고 길다. 한국에선 총 볼일이 잘 없는데 이번에 보면서 얼마나 무서운지 다시 알았다. 사람들이 왜 총구를 보면 두 손을 번쩍 드는지 단번에 이해했다."

-여성스러운 느낌의 캐릭터를 해보고 싶진 않나.

"멜로 장르를 해보고 싶다. 상대 배우는 박해일 선배면 좋겠다. 장률 감독의 작품을 촬영할 때 만났는데 실제로도 너무 젠틀하고 멋있다. 같이 꼭 작품하면 좋겠다(수줍게 미소)."

-'무쌍시대'라고 김고은 박소담과 자주 묶인다.

"그들은 나보다 더 키도 크고 예쁘다. 나는 눈두덩이가 뚱뚱해서 사진 찍으면 그림자가 진다. 최근엔 '어머 눈동자가 보이네'라는 충격적인 말도 들었다. 눈이 길게 찢어진 줄 알았나 보다. 앞은 보고 다니는데. 하하."

-새 드라마도 시작했는데 다작행보인가.

"JTBC '청춘시대'를 새벽까지 촬영하고 왔다. 다작이라기보다 그냥 올해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이다. '사냥'에 같이 출연한 조진웅, 권율 선배 모두 새벽까지 드라마 촬영하다 왔다. 내가 어디 가서 다작한다, 힘들다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2008년 데뷔해 8년이 흘렀다. 아무 것도 할 줄 몰랐는데 우연하게 연기를 시작했다. 영화 '코리아'로 본격적인 상업시장에 진출했는데, 아직 갈 길이 구만리다. 누가 그러더라.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연기하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또 풀고 당분간은 계속 바쁘게 지내고 싶다."

사진=이호형 기자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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