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윤(왼쪽)-최승준. /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SK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대포 군단'으로 거듭난 SK가 프로야구 홈런 신기록을 작성했다.
SK는 지난 9일 인천 kt전에서 최정과 박정권이 대포를 터뜨렸다. 이로써 지난달 14일 대구 삼성전부터 21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며 2004년 KIA의 20경기 연속 홈런을 뛰어넘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SK가 신기록을 수립하는 동안 39개의 아치를 그렸다. 이 중 최승준이 13개로 가장 많은 홈런을 쳤고 이재원(7개), 정의윤(6개), 헥터 고메즈(4개), 김강민(3개)이 뒤를 이었다. 이 기간 팀 성적도 14승7패로 10개 팀 중 가장 좋은 승률(0.667)을 올렸다.
SK의 홈런 신기록은 지난해부터 팀 색깔을 바꾸기 위한 전략이 결실로 나타났다. 비교적 구장 규모가 작은 인천SK행복드림구장(좌우 95m, 중앙 120m)에서 39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7개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 또 9일 현재 올해 팀 홈런 106개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고, 안방에서 57개의 홈런을 쳤다.
사실 SK는 그 동안 홈 구장의 특성을 그 동안 살리지 못했다. 상대 팀은 펑펑 홈런을 치는 반면 SK는 마운드와 작전에 의존하는 '스몰볼' 야구를 했다. 이 기간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스몰볼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성과도 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팀 성적이 곤두박질을 치자 2015년 변화를 줬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로 정의윤, 그리고 올해 FA(프리에이전트) 보상 선수로 최승준을 LG에서 데려온 이유다. SK 구단 관계자는 "홈 구장 특성에 적합한 선수들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전 소속 팀에서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했던 이들은 홈런 친화적인 구장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하고 있다. 최승준은 19개, 정의윤은 17개의 아치를 그렸다.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김용희 감독의 야구 철학도 큰 몫을 했다. 김 감독은 2014년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부터 선수들에게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래서 캠프 중 저녁 식사 후 트레이닝 파트 코치들이 매일 번갈아 가며 1시간씩 강의를 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웨이트 트레이닝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이 홈런 증가로 이어졌다"며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선수들의 근력이 올라가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고 팀 홈런 1위 질주 비결을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선수들이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한 의식이 있기는 했지만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사실상 휴식 시간처럼 생각했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중요성을 강조한 부분이 의식 변화를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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