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에 대한 법원이 8일 재심개시를 결정했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는 이날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최모(37)씨 등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사건을 다시 심리해 이들의 유·무죄를 판단하게 된다.
삼례 나라슈퍼 사건은 1999년 2월 6일 오전 4시쯤 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 3인조 강도가 침입해 주인 할머니 유모(당시 76세)씨의 입을 청테이프로 막아 질식해 숨지게 한 뒤 현금과 패물을 훔쳐 도주한 사건이다.
? 해당 사건이 발생한지 9일 만에 인근 마을에 살던 청년 3명이 용의자로 지목됐고 절도 전과가 있었던 이들은 범행을 순순히 자백했다. 3명 중에는 지적장애인도 있었고 부모의 장애, 알코올 중독, 폭행 등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던 가난한 집안의 청년들이었다. 이들은 재판 회부 7개월 만에 각각 징역 3년에서 6년을 선고 받고 복역했다.
? 하지만 같은 해 11월 부산지검은 진범으로 지목된 용의자 3명을 검거하면서 사건은 새 국면을 맞았다. 부산지검은 용의자들의 자백을 받아낸 뒤 전주지검으로 사건을 넘겼다. 그러나 전주지검은 2000년 3월에 3명에게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이들의 공소시효는 지난 2009년 3월 만료됐다. 결국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사건은 숱한 의혹만 남긴 채 종료됐다.
? 사건발생 16년이 흐른 지난해 3월 이들은“경찰의 가혹행위로 인해 허위자백을 했다”며 “억울한 누명을 벗고 싶다”고 전주지법에 재심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여러차례 공판을 진행했고 공판과정에서 진범이라고 밝힌 남성의 양심선언도 나왔다.
? 억울한 누명으로 복역을 했다고 주장한 당시 피고인 3명과 해당 사건의 피해자, 진범이라고 고백한 남성 모두가 한 목소리로 17년 전 수사는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주=박경우 기자gwpark@hankookilb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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