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주차된 차량을 훔쳐 해외로 밀수출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길에 주차된 차량 14대를 훔쳐 이중 12대를 몽골에 밀수출한 혐의(특수절도 등)로 총책 이모(72)씨를 구속하고 폐차업소 대표 권모(57)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심야시간대에 길가에 주차된 1년 미만의 승합차와 탑차를 훔친 뒤 정식 등록 말소 절차를 밟은 차량인 것처럼 꾸며 외국으로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세관의 눈을 속이기 위해 연식이 오래됐거나 폐차 의뢰가 된 값싼 차량을 구입한 뒤 이를 되파는 것처럼 위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관에서 수출면장에 기재된 차량이 실제 수출 차량과 맞는지 꼼꼼히 대조하지 않는다는 허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들은 구입한 낡은 차량의 등록을 말소한 뒤 관세청에 수출할 차량인 것처럼 신고해 수출면장을 발부 받았다. 수출 컨테이너 박스에 적재할 때는 훔친 차량으로 바꿔 실었다.
또 낡은 위장 수출차량이 국내에서 다시 유통돼 수사망에 포착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정씨 등은 해당 차량을 폐차사실증명서 발급 없이 불법으로 폐차했다. 10년 전부터 몽골 등 해외에 대포차량과 절도차량을 밀수출해 온 이씨 등은 차량 절도책, 보관책, 세관 통관책, 해외 판매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2억4,000만원의 부당 수익을 챙겼다. 경찰은 검거되지 않은 공범 3명을 뒤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폐차를 원하면 반드시 폐차사실증명서를 발급받아 관할 구청에 신고해야 범죄에 이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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