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어느 게 더 시원할까
절기상 작은 더위라는 소서(小暑)를 맞은 7일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한 상인이 휴대용 선풍기를 들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날씨만큼 움직이는 사람도 뜸하다.
그런데 진열된 물건들을 살펴보니 계절과는 영 맞지가 않다. 두터운 야전잠바와 국방색 티셔츠, 목이 긴 신발과 모포까지 구비된 걸로 보아 군용 물품 전문 매장이다.
하기야 날씨가 덥거나 추운 건 문제가 아닐 터다. 손님이 늘고 시장에 활기가 넘치면 그걸로 족할 일이다. 오른손이 뻐근해지면 왼손의 부채가 대신하지 않겠는가. 시원찮은 바람에도 고마워하는 상인의 얼굴에 미소가 감돈다.
더위는 이제 시작이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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