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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만 닿아도 발라당… 개농장서 구조된 사람 바라기

입력
2016.07.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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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69. 2세 추정 진도믹스 진순이

사람 손끝만 닿아도 발라당 배를 보이는 애교쟁이 진순이. 카라 제공
사람 손끝만 닿아도 발라당 배를 보이는 애교쟁이 진순이. 카라 제공

내장칩이 있었는데도 유기동물보호소를 위탁 운영하는 동물병원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개농장에서 발견된 시베리안허스키 헌터(▶기사보기: 내장칩 확인 안 해 개농장 떠돌던 ‘허스키와 아이들’ 기억 나시나요.

당시 동물병원은 개농장이 대형견을 선호하는 것을 알고 내장형 등록칩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헌터를 개농장으로 보냈는데요. 개농장에 있던 헌터가 유기동물을 공고하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보호중이라고 올라와 있는 걸 이상하게 여긴 제보자에 의해 구조가 되었습니다. 개농장에 있는 동안 헌터와 진순이(2세 추정·암컷)는 다섯 강아지 진이, 진아, 진주, 진원, 진우를 낳았습니다. 헌터는 원래 주인의 품으로 돌아갔고, 나머지 강아지들도 다 새 가족을 찾았는데요, 진순이만 홀로 아직까지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사무실에서 지내고 있어요.

동물보호활동가들은 진순이에게 “아기들은 새 가족을 만나 아주 잘 살고 있다”고 소식을 전해주는데 그때 마다 홀로 남은 진순이를 보면 마음이 짠해진다고 합니다.

진순이의 장기는 간식 앞에서 주세요 포즈를 하는 것이다. 카라 제공
진순이의 장기는 간식 앞에서 주세요 포즈를 하는 것이다. 카라 제공

사실 식용개농장에서 갇혀 지난 개들이 반려견으로 지낼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진순이는 구조 당시부터 사람들의 손끝만 닿아도 발라당 배를 드러내 보일 정도로 사람을 따르고 애교가 많았다고 해요. 이제는 활동가들이 “빵!”하면 발라당 드러내는 개인기로까지 발전했다고 하네요. 또 하나의 장기는 바로 ‘주세요’포즈 입니다. 간식 앞에선 바로 앞발을 가지런히 모으는 주세요 포즈를 취하는데, 진순이의 애교에 간식을 주지 않을 수 없다고 하네요.

진순이는 13㎏으로 대형견 중에서는 가볍고 몸집이 작은 편이라 실내에서도 충분히 함께 생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렵게 개농장에서 벗어난 진순이의 애교를 평생 받아주실 가족을 기다립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헌터와 진순이가 구조됐던 개농장 속 개들이 뜬장에서 애처로운 눈빛으로 밖을 바라보고 있다. 카라 제공
헌터와 진순이가 구조됐던 개농장 속 개들이 뜬장에서 애처로운 눈빛으로 밖을 바라보고 있다. 카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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