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서북부 알타이의 파지릭 고분이 한반도의 봉분 높은 고분과 축조 방식이 유사한 것을 처음 확인했다고 문화재청 문화재연구소가 7일 밝혔다. 파지릭 고분은 기원전 5~3세기를 중심 연대로 몽골과 러시아 알타이 산악지역에 분포하는 돌 무덤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연구소가 몽골 바얀울기 아이막에 있는 시빗 하이르한(Shiveet Khairhan) 고분군 1호와 2호 고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적석부(돌을 쌓은 부분) 가장자리를 따라 판석형 호석(무덤 외부 보호를 위해 무덤 아랫부분을 둘러막은 돌)을 두르고 내부를 분할해 돌을 쌓았음을 확인했다. 특히 2호분에서는 총 15개 구역의 평면 분할과 함께 3개 구간으로 석재를 쌓아 올린 단면 분할 흔적도 발견했다.
파지릭 고분은 1920년대부터 100년 가까이 조사를 해왔지만 호석과 평면 분할, 단면 분할의 흔적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축조 방식은 한반도 고대의 고총고분(高塚古墳ㆍ봉분을 높이 쌓은 고분)에서 확인되는 분할 성토, 토제 등과 유사한 성격과 기능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두 지역 간 문화를 비교ㆍ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보존 상태가 양호한 1호분에서는 온전한 상태의 인골과 토기 및 소량의 양 뼈가, 2호분에서는 파지릭 고분의 특징적 유물인 목제 그리핀(Griffonㆍ사자의 몸통과 매의 머리와 날개를 가진 상상의 동물), 최소 3마리 이상의 말이 순장된 흔적과 함께 성인과 소아의 인골이 뒤섞인 채로 확인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부터 중앙아시아 각 지역과 한반도 내 존재했던 적석계 무덤에 대한 비교ㆍ분석을 통해 고대 각 지역 간 문화교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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