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호/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강정호(29·피츠버그)가 쌓아 올린 '빅리그 성공 신화'가 한순간에 허물어질 위기에 놓였다.
미국 시카고 지역 언론 시카고 트리뷴은 6일(한국시간) "강정호가 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정호는 지난달 18일 시카고 컵스와 원정 경기 후 '범블'이라는 데이트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한 여성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23세로만 밝혀진 이 여성은 "강정호가 호텔로 불러 술을 권했고, 이후 15분에서 20분 정도 정신을 잃은 사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여성은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갈 때까지 완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으며 그로부터 이틀 뒤 병원을 찾아 성폭행 증거 검사를 받아 6월 말 신고했다고 현지 경찰은 덧붙였다.
◇구단 "심각한 사안, 수사 협조"
만약 성폭행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강정호는 사법기관에서 처벌을 받는 것은 물론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도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노조는 지난해 8월22일 '가정폭력과 성폭력, 아동 학대 방지 협약'에 합의했다.
<p align="left">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은 지난해 10월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가정폭력 등은 형사 처벌 없이도 중징계하겠다"며 3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호세 레예스와 엑토르 올리베라 등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가정폭력 혐의로 각각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51경기, 82경기 출장 정지의 제재를 받았다. 만약 강정호의 혐의가 확정될 경우 협약 발표 후 처음으로 성폭력으로 처벌을 받는 선수가 될 위기에도 놓여 있다.
프랭크 코넬리 피츠버그 구단 사장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 구단은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시카고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사태에 대해 계속 지켜볼 예정이며 사실이 밝혀지는 대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KBO리그 출신 첫 메이저리거 타자의 추락
강정호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뛰다 빅리그에 진출한 첫 번째 타자다. 지난해 강정호가 빅리그에 데뷔할 때만 해도 그의 활약에 대해서는 의심의 시선이 더 많았다. 하지만 그는 첫 해부터 맹활약하면서 KBO리그 출신 타자들에 대한 인식을 바꿔놨다. 지난해 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와 FA(프리 에이전트) 자격을 얻고 볼티모어와 계약한 김현수 등에게도 강정호의 활약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받게 됐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타자들의 입지를 넓히는 데 앞장서온 강정호였던 만큼 충격도 더 크다. 아직 수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팬들의 신뢰는 이미 깨어졌다.
◇팀 내 입지와 향후 선수 생활은
사안이 심각한 만큼 강정호의 팀 내 입지나 앞으로 메이저리그 활동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중징계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데뷔 후 맞은 최대, 최악의 위기인 셈이다. 해결책은 경찰 수사 결과에서 무혐의가 나오는 것뿐이다.
강정호는 6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선발 제외됐지만 5-2로 앞선 9회 대타로 나와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이날 경기에 앞서서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미국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경기 전 강정호가 원정 더그아웃에 왔지만 코멘트를 거절했다. 그의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 역시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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